Go to Top

햄버거의 본고장이라고 할 수 있는 미국. 한국의 100배에 가까운 크기의 드넓은 땅 위에 대형 프랜차이즈 햄버거부터 동네 소규모 햄버거까지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햄버거들이 살벌하게 경쟁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많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는 버거를 꼽아보자면 서부의 인앤아웃, 동부의 쉐이크쉑, 전국구로는 맥도날드를 꼽을 수 있을 것 같다.

한국에도 이미 오래전부터 버거킹, 웬디스, 파파이스 등 다양한 브랜드들이 들어와 바쁜 직장인들과 식욕 왕성한 청소년들의 굶주린 배를 채워주고 있고, Kraze Burger를 비롯한 다양한 수제버거들 역시 속속들이 등장함으로써 단순한 패스트푸드가 아닌, 좀 더 다양한 종류와 맛의 햄버거를 맛볼 수 있게 되었다. 한국에서는 아쉽게도 맥도날드를 제외하고는 아직 미국 햄버거의 양대 산맥이라고 할 수 있는 인앤아웃과 쉐이크쉑을 접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그래도 가끔 인앤아웃께선 한국에 방문하셔서 직장인들로 하여금 소중하디 소중한 연차까지 쓰게끔 하신다.)

생각해보면 그냥 햄버거일 뿐인데 하도 주변에서 맛있다 어쩐다 떠들어대니 후에 뉴욕에 가게 되면, 횃불 들고 있는 아줌마고 뭐고 일단 그 햄버거부터 맛을 봐야 할것 같은 다짐까지 하게 된다. 하지만 이번 주면 서울 강남대로에 쉐이크쉑 1호점이 오픈할 예정이라고 하니 그런 강박관념에서 벗어날 수 있을듯 하다. 우리도 이제 그 애물단지 같은 햄버거를 직접 맛볼 수 있게 된 것이다. 하지만 필자는 그때까지 도저히 기다릴 수가 없기에, 그 햄버거들이 대체 뭐가 그리 대단한지 직접 미국으로 건너가 먹어보기로 했다. 각 브랜드마다 가장 유명하면서도 햄버거 다운 햄버거를 사 와서 한꺼번에 앞에 두고 각각 한입 한입 먹어가며, 재료 하나하나 자세하게 비교해서 여러분들이 이 글을 읽기만 해도 왠지 한입 베어 문 것 같은 기분을 느끼게끔 해주려 한다.

쉐이크쉑

우선 곧 한국에 상륙한다는 쉐이크쉑부터 살펴보도록 하자. 두툼한 고기 패티를 시작으로 치즈, 양파, 피클, 토마토, 양상추가 빵 사이에 곱게 자리하고 있다. 햄버거 빵의 뒷부분이 연결되어있고 앞부분이 열려있는 집게 형식이라 재료들이 앞쪽에 몰려있다. 이러한 구조는 한입 먹을 때마다 후방으로 탈출을 시도하는 토마토와 패티를 안정되게 잡아준다는 장점이 있지만, 뒤로 갈수록 남는 건 빵, 고기, 치즈밖에 없어 마지막 한입을 향해 돌진할 때마다 아쉬움이 든다. 웅장하게 시작한 오케스트라 연주곡이 라디오 방송 시간 때문에 어쩔 수 없이 페이드아웃되며 끝나는 느낌이랄까.

일단 한입 베어 물면 생각보다 두꺼운 피클의 맛이 가장 먼저 강하게 혀를 자극한다. 그 뒤로 금세 두툼한 고기 패티가 치고 들어와 무게감 있는 고기의 맛에 적절한 상큼함과 아삭함이 더해지며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하지만 생각보다 얇은 토마토와 양상추는 입안에서 크게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 묵직한 패티 덕분에 전반적으로 기름진 느낌도 들긴 하지만 햄버거를 먹을 때 고기 자체의 맛을 중요시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입맛에 맞지 않을까 한다.

이왕 시작한 김에 감자튀김에 대해서도 이야기해보도록 하자. 쉐이크쉑의 감자튀김은 코스트코에서 대량으로 파는 제품 같은, 인위적인 디자인을 하고 있어 딱히 정이 가진 않지만 맛 자체는 나쁘지 않다. 하지만 이미 햄버거 자체가 기름지기 때문에 같이 먹으면 한층 더 진한 기름의 맛을 느끼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감튀는 포기해야 하는가? 아니다. 여기선 뜬금없이 쉐이크가 또 훌륭한 팀플레이를 보여준다. 햄버거나 감튀를 한입 먹고 난 뒤 한 모금하는 쉐이크는 마치 초밥 한 조각 뒤에 먹는 생강처럼 입안을 한번 리프레시 해주기 때문에 쉐이크쉑에서는 일반적인 음료수보다는 쉐이크와 함께 먹어보기를 권하고 싶다.

인앤아웃 더블더블

그다음 서부의 절대 강자 인앤아웃 더블더블을 살펴보도록 하자. 내용물은 토마토, 양상추, 고기, 치즈, 양파가 들어가 있어 쉐이크쉑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고기 패티 한 장의 두께가 얇아 싱글의 경우 조금 빈약하게 느껴질 수도 있지만 패티와 치즈가 두 장씩 들어간 더블더블이기에 웬만큼 커버가 된다. 야채는 다른 두 브랜드에 비해 좀 더 싱싱한 느낌이다. 패티 자체의 맛만 본다면 조금 짠 편이다. 하지만 한입 베어 물면 고기와 신선한 야채들이 짝짜꿍을 이뤄내며 고기의 짠맛을 적당한 간으로 느껴지게끔 한다. 쉐이크쉑과는 달리 인앤아웃은 한입 먹고 나면 양파의 맛이 강하게 남는다.(양파의 달큰한 맛을 좋아한다면 꼭 추가하길 권장하지만 싫어하는 사람은 빼달라고 할 수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고기의 맛이 주가 되는 쉐이크쉑과 달리 인앤아웃은 모든 재료 각각의 맛이 잘 느껴지는 동시에 적절한 조화를 이루는 맛이다. 거기에 치즈와 소스 덕분에 조금 더 부드러운 맛도 느낄 수가 있다. 아무래도 두께가 있다 보니 먹고 나면 가장 손이 더러워지긴 하지만 마지막 한입까지 파이팅이 있는 햄버거라고 할 수 있겠다.

사실 인앤아웃의 가장 큰 매력으로 감자튀김을 꼽는 사람들도 꽤 많다. 감자를 각 매장에서 직접 껍질째로 한 번에 잘라 그대로 튀기기 때문에 그만큼 다른 브랜드들 보다 감자튀김 본연의 맛을 가장 잘 느낄 수 있다. 먹다 보면 조금 뻑뻑할 수도 있지만 무한 음료 리필이라는 무적의 치트키가 있으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보통은 밀크쉐이크까지 함께 먹어야 제대로된 인앤아웃을 경험하는 것이라고 하지만 그 조합은 조금 말리고 싶다.

아, 맛은 물론 훌륭하다. 다만 쉐이크가 너무 진해서 진짜 목마른데 아무리 빨아도 빨리질 않는다. 힘겹게 입안으로 불러들여도 쉐이크쉑의 쉐이크처럼 입안을 한번 개운하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기보다는 그냥 또 다른 음식물이 한입 더 들어온 느낌이다. 인앤아웃에서는 쉐이크는 디저트로 따로 먹고 햄버거 먹을 땐 그냥 음료수를 마시길 권장한다.

맥도날드

마지막으로 전국구, 아니 전 세계에서 가장 유명하다고 할 수 있는 맥도날드를 분석해 보자. 보통은 맥도날드 하면 빅맥을 떠올리겠지만, 맥도날드의 메뉴 중에서는 더블쿼터파운더가 다른 두 햄버거들에게 가장 덤벼볼 만한 메뉴라는 결론에 도달했기에 이를 비교해 보았다.

내부를 살펴보면 앞뒤로 치즈가 붙어있는 고기 패티 위에 피클+양파+케첩이 섞인 소스가 햄버거의 중간 부분에 발라져 있는 구조로 되어있다. 패티의 두께는 세 버거 중 가장 두껍고 간은 가장 밋밋하다. 하지만 다른 브랜드에 비해 야채와 소스의 양이 적어 그냥 순수한 고기 한입 베어 문 느낌이 든다. 가장 엑기스라고 할 수 있는 햄버거의 중심 부분에 도달했을 때에는 그 강한 고기 맛이 순식간에 밀려난다. 그리고 그 빈자리를 앞서 언급한 ‘피클+양파+케첩’의 연합군이 당당하게 자리하기 시작하고 나머지는 그저 도울 뿐. 더블쿼터파운더를 이미 맛보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이 버거 속에 자리하고 있는 재료들의 ‘조화로운 하모니’를 기대하긴 어렵다. 그저 의무감에 빵 사이에 자리 잡고 있다가 입안으로 들어와서 각자 좀 놀다가 뱃속으로 들어가는 느낌이랄까. 두툼한 고기 덕분에 그저 배불리 먹을 수 있는 한 끼 식사로는 훌륭하지만 식사의 행복을 포만감이 아닌, 맛에서 찾는 소비자라면 조금 망설여질 수도 있는 버거이다.

지금까지 미국에서 가장 많은 사랑을 받는 버거 중 세 브랜드를 꼽아 비교 & 분석해 보았다. 딱히 브랜드 간의 우월을 가리고자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이제 곧 한국에 상륙할 예정인 쉐이크쉑을 기다리고 있는 여러분들을 위한 약간의 준비운동 과정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주변인들의 증언을 통해, 인터넷에 돌아다니는 사진을 통해, 또 오늘 이 글을 통해 우리는 새로운 버거의 등판에 대한 마음의 준비가 어느 정도 된 것 같다. 그렇다면 과연 쉐이크쉑은 기대치가 높아진 우리의 입맛을 만족시킬 준비가 되어있을까?

Comments

Whether they are large national chains or local mom and pop shops, burgers are dime a dozen everywhere you go. I’m not going to explain what a burger is, but if I had to guess why it’s so popular, it would be because of its taste and convenience. The layers of ingredients tucked in between two buns usually taste great and can be a quick meal, while it’s easy enough to make, guaranteeing its spot at almost every backyard BBQ. We all have our preferences, so it would be difficult to choose the best burger that we can all agree on, but I gave it a go at comparing and contrasting each burger from three restaurants.

To be honest, I was hungry, I found out that all three burger joints were near my hotel, and I was curious to taste all three side by side. As I was devouring them, I realized that they all had uniquely different qualities, and wanted to leave a record of this noble experience.

Shake Shack

First off, Shake Shack’s ShackBurger. Thick patty, cheese, onion, pickle, tomato, and lettuce are beautifully nestled in between two buns. The top and bottom buns are slightly connected at the rear while the front is completely open, keeping all the ingredients pushed to the font. The good thing about this structure is that it prevents the tomatoes and patty from escaping the bun with every bite, but as you move towards the rear, all that is left are bun, meat, and cheese. It’s like a magnificent and grand orchestral piece on your radio fading out prematurely because of time restraints.

The initial bite is met with a surprisingly strong presence of the relatively thick pickle. It’s quickly met by the thick meat patty that adds weight to the taste, while harmoniously balancing out the pickle. However, the surprisingly thin tomatoes and lettuce just cannot hold their own, mostly hidden behind the overwhelming dominance of the patty. The heavy meat patty could feel a bit greasy, but for those meat lovers out there that prefer their burgers nice and meaty, this would be right up your alley.

While we’re at it, let’s talk about the fries. Shake Shack’s fries look a bit like the frozen fries sold in bulk at Costco, but they taste better than their humble appearance might suggest. Nevertheless, as the burger itself is already greasy, adding fries just makes the experience even greasier. Should you give up on the fries then? Not necessarily. A sip of their shake ends up being the play of the day as it refreshes your palette, getting your mouth eager for the next bite. I recommend you order one of their shakes instead of a regular soft drink at Shake Shack.

In-n-Out Double Double

Next is the reigning champ from the West, the In-n-Out Double Double. The ingredients — tomato, lettuce, meat, cheese, and onion — are not that different from those of Shake Shack. Although their thin meat patty could be a disappointment for some, the two patties and cheese more than make up for its thinness. Vegetables are fresher than those of the two other brands. The patty itself is a bit salty, but the fresh vegetables offset the strong seasoning. Unlike Shake Shack, In-n-Out leaves you with a strong onion aftertaste. If you enjoy the sweet flavor of onions, I strongly recommend it, but if you don’t you can also request to leave it out, so no worries.

Unlike Shake Shack that focuses on the meat, In-n-Out focuses on the balance of all the ingredients, while the cheese and sauce also softens the taste as well. The thickness of the burger will inevitably get your hands dirty, but it is a burger with a strong finish that more than makes up for the mess in your hands.

Some say the strongest attraction at In-n-Out are their fries. They make them individually from each store with the peel on, where you get the most natural potato flavor when compared to its competitors. The fries can be a bit dry, but their unlimited soft drink refills will keep you from getting too thirsty.

In-n-Out’s milkshakes can be said to be the hallmark of the In-n-Out experience, but it’s not something that I would necessarily encourage. Don’t get me wrong; it tastes amazing. However, their shake is so thick that it is almost impossible to drink with a straw. Even if it somehow makes it into your mouth, it doesn’t feel refreshing like Shake Shack’s but more like another solid food item that has just invaded your mouth. Just enjoy your shake as a dessert and have a regular soft drink with your burger.

Mcdonald’s

Lastly, let’s take a look at McDonald’s, a restaurant that is known nationwide, even globally. Although the Big Mac may be their signature burger, it seemed like the Double Quarter Pounder would be the most appropriate companion to the other two burgers for their similarity.

Taking a look inside, the patty and cheese wears a sauce-like combination of pickles, onions, and ketchup towards the middle of the burger. The patty is thickest among the three and is seasoned the least, but compared to the other brands, the relatively small amount of vegetables and sauce make it taste like taking a bite of pure meat. Despite that, when you reach the center, which is the highlight of any burger, that strong taste of meat is overshadowed in an instant by the allied forces of “pickle+onion+ketchup.” As you may have already guessed, it is hard to expect a truly harmonious balance from the ingredients of this burger. It’s as if the ingredients decided to stay between the buns out of obligation, entered your mouth and individually started doing their own thing, and then somehow ended up in your stomach. The thick patty makes the Double Quarter Pounder a great choice as a filling meal, but for those who want to enjoy a delicious meal rather than a meal that’ll just fill you up, this may not be your best bet.

Conclusion

My comparison of these three burger joints was not intended to conclusively decide on which was the best burger. I was just at the right place at the right time, where I had the privilege of being able to taste all three burgers in one city, and all I wanted to do was to make the most out of it and share the experience. As I conclude this article I’m realizing that I just consumed about 30,000kcal to write this article. The wise thing to do at this point would be for me to seriously consider cancelling my flight back home and walking off the calories for the sake of my health.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