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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판 백승수? 드라마보다 뜨거운 롯데의 스토브리그
2023-02-23T17:17:08+09:00
현실판 백승수? 드라마보다 뜨거운 롯데의 스토브리그

롯데 성민규 단장은 다 계획이 있었다.

‘스토브리그(Stove league)’란 야구 비시즌에 이적이나 트레이드 등의 선수 이동, 연봉 협상을 벌이는 기간 혹은 그 이야기를 뜻한다. 야구 한 시즌이 끝난 뒤 팬들이 난로(Stove) 주위에 모여 각 구단의 소식을 주고받으며 또 다른 리그처럼 촉각을 곤두세운다는 뜻에서 유래된 말이다.

최근 배우 남궁민이 주연으로 등장하는 드라마 ‘스토브리그’의 인기가 거세다. 남궁민의 극 중 이름은 백승수로, 그는 만년 꼴찌인 ‘드림즈’라는 구단의 단장이다. 기존의 틀을 깨고 파격 행보를 보이며 위기의 팀을 이끄는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비단 드라마 속의 이야기만은 아니다. 바로 롯데의 성민규 단장이 ‘현실판 백승수’로 주목받고 있다.

롯데의 파격 카드, 그리고 파격 행보

롯데는 2019년 9월 3일 “활발한 출루에 기반한 공격야구의 팀 컬러를 명확히 하고 이를 실현할 적임자로 메이저리그 출신 성민규 단장을 선택했다”며 1982년생 성민규 단장과 손을 잡았다. 그야말로 롯데가 꺼내든 ‘파격 카드’였다.

간판선수 이대호와 동갑이자, 국내 프로야구 사상 최연소 단장이다. 아울러 미국프로야구인 메이저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인물이지만, 한국에서는 낯선 얼굴이었다.

성 단장의 파격 인사는 스토브리그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성 단장의 파격 인사는 스토브리그의 뜨거운 감자가 됐다. 허문회 신임 감독과 새 시즌을 준비 중인 롯데. 취약 포지션인 포수 보강에 이어 과감한 외국인 선수 교체, FA 안치홍 깜짝 영입과 ‘집토끼’인 FA 전준우의 잔류, 외국인 코칭스태프 구성 등으로 탄탄한 준비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프로세스’를 강조한 성 단장의 거침없는 행보는 시선을 집중시키기에 충분했다.

‘프로세스’ 성민규 단장의 준비된 스토브리그

철저히 계산된 행보다. 그 시작은 2019년 11월부터였다. 롯데는 허문회 감독 선임 이후 11월 4일 지난 시즌 무적 신분이었던 FA 투수 노경은과 2년 총액 11억 원으로 계약을 맺었다. 11월 20일에는 2차 드래프트가 열렸다. 포수 보강이 점쳐졌지만, 롯데는 외야수 최민재를 택했다.

사람들은 어리둥절했지만, 물음표는 하루 만에 느낌표로 바뀌었다. 투수 장시환을 내주고 한화로부터 포수 지성준을 영입했다. 미리 노경은을 영입해 투수 한 자리를 채웠고, 백업 포수 중 최고라 할 수 있는 지성준을 품은 것. 계획이 다 있었다.

마차도와 안치홍의 조합으로 내야 수비를 강화하며 키스톤 콤비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11월 22일에는 새 외국인 타자로 탄탄한 수비를 갖춘 유격수 딕슨 마차도를 뽑았다. 외국인 타자에게 공격력이 아닌 수비력을 원했던 것인데, 여기에도 큰 그림이 있었다. 2020년 1월 6일 FA 내야수 안치홍과 2+2 계약에 합의했다. 마차도와 안치홍의 조합으로 내야 수비를 강화하며 키스톤 콤비(유격수와 2루수의 콤비)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무엇보다 안치홍 계약 내용은 파격적이었다. 2+2년 최대 56억 원으로 올겨울 첫 이적 사례를 만들었다. 게다가 사실상 KBO리그에는 없었던 상호 옵션과 옵트아웃 조항을 포함했다. 2년 후 안치홍이 잔류를 원하지 않는다면 구단은 그를 놓아주어야 한다.

반대로 롯데가 안치홍을 내보내고자 할 경우에는 1억 원의 바이아웃을 지불하면 된다. 메이저리그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계약이다. 다만 KBO리그에서는 보통 4년 계약을 맺는다. 롯데는 장기 계약 부담감을 덜고, 선수는 2년 뒤 재평가를 받을 기회를 얻은 셈이다.

1월 8일에는 전준우와 손을 잡았다. 4년 최대 34억 원에 계약을 체결했다. 전준우는 에이전트와 결별한 뒤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을 정도로 잔류 의지를 보였다. 롯데 역시 프랜차이즈 스타 전준우를 원했다. 대신 전준우를 1루 자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준우도 이를 받아들였다.

전준우는 에이전트와 결별한 뒤 직접 협상 테이블에 앉을 정도로 잔류 의지를 보였다. 롯데 역시 프랜차이즈 스타 전준우를 원했다.

성 단장의 퍼즐이 하나씩 맞춰지고 있다.

데이터 야구를 외친 롯데는 전담 부서도 만들었다. 아울러 행크 콩거 1군 배터리 코치, 라이언 롱 1군 타격 코치, 래리 서튼 2군 감독, 홀리오 프랑코 잔류군 총괄, 조쉬 헤이즌버그 투수 코디네이터 등 외국인 코치들을 대거 데려와 코치진 개편을 마쳤다. 1군과 2군은 물론 잔류군과 투수 코디네이터 파트까지 유기적인 연계를 통해 선수들을 육성하겠다는 계획이다.

2024년 우승을 향해 첫발 내디딘 롯데

올해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그 어느 해보다 전력 보강이 돋보인다. 꾸준히 뎁스 강화를 위해 노력했다. 약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선의의 경쟁을 예고했다.

내야진에는 1루수 전준우, 2루수 안치홍, 3루수 신본기, 유격수 마차도로 구성을 마쳤다. 전준우와 이대호가 체력 안배를 하고, 신본기와 한동희가 3루에서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올해 롯데의 스토브리그는 그 어느 해보다 전력 보강이 돋보인다.”

외야진에도 국가대표 외야수 민병헌과 손아섭이 버티고 있는 가운데 강로한과 프로 2년 차 고승민이 가세한다. 최민재도 있다. 포수 지성준과 백업 김준태의 경쟁도 치열하다.

성 단장은 “5년 안에 우승이 목표다”며 포부를 밝힌 바 있다. 롯데는 성 단장의 출사표에 힘을 실어주며 거침없는 첫걸음을 뗐다. 드라마보다 더 뜨거운 롯데의 스토브리그와 함께 이제 2020시즌이 성큼 다가오고 있다.

Edited by 조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