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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지니아주 리치먼드에서의 48시간
2023-02-22T19:27:09+09:00

과거와 미래가 만나 매혹적인 조화를 이뤄낸 ‘모순의 도시’, 버지니아.

리치먼드는 과거와 미래에 양발을 단단히 디딘 도시다. 리치먼드의 세인트 존 교회에서 “자유가 아니면 죽음을 달라”고 외치던 패트릭 헨리의 연설을 기념하는 수많은 명판만큼이나 곳곳에 위치하는 혁신적인 수제 맥주 맥주 양조장과 테크 스타트업 회사들이 400년 된 도시의 이름을 세상에 알리고 있다.

남북전쟁 유물부터 드래그 바와 자그마한 상점에 이르기까지, 리치먼드는 절대 어울리지 않을 듯한 여러 요소들이 모여 매혹적인 조화를 이뤄내는 ‘모순의 도시’다.

숙소예약

1895년에 문을 연 제퍼슨 호텔(Jefferson Hotel)은 담배 부호 루이스 긴터(Lewis Ginter)와 저명한 건축사무소 카레르 앤드 헤이스팅스(Carrere and Hastings)의 작품이다. 뉴욕시립도서관, 워싱턴의 하원, 상원 의회 건물이 이 건축사무소의 걸작에 속한다. 방은 호화롭게 꾸며져 있고, 온갖 종류의 어메니티가 즐비하다. 아울러 뮤지엄 디스트릭트까지 걸어서 갈 수 있는 최적의 자리에 서 있다.

Reception desk at the Quirk Hotel

쿼크 호텔(Quirk Hotel)은 ‘별난, 특이한’이란 뜻을 가진 이름만큼이나 기억에 깊이 남을만한 요소들이 많다. 내부에는 로컬 예술가를 조명하는 갤러리가 있고, 침대는 건물을 개조할 때 보존된 마루 구조물로 만들었다. 한편, 버클리 호텔(The Berkeley Hotel)은 따뜻한 느낌을 주는 목제 가구와 고풍스러운 내부 장식으로 채워져 한층 전통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쇼코 슬립(Shockoe Slip)을 둘러싼 울퉁불퉁한 자갈길과도 잘 어우러진다.

맛집

리치먼드에서 보내는 하루를 그 유명한 Perly’s에서 시작하자. 유대인 식당이자 델리인 이곳은 적절한 가격에 한 시대를 풍미했던 메뉴들을 선보인다. 이를테면 잘게 다진 닭 간, 또는 딜 홀란데이즈 소스와 감자 팬케이크를 이용한 에그 베네딕트, 베니 굿맨이 있겠다.

간단한 아침 식사나 간식을 찾는 이들은 Sugar & Twine으로 향하면 된다. 에스프레소는 로컬 카페인 로스톨로지 커피에서 가져오고, 페이스트리 반죽은 매일 직접 만든다. 물론 유제품과 글루텐이 없는 옵션도 제공한다. 양젖 치즈와 타임을 넣은 크루아상이나 브라운 버터 블랙베리 머핀을 시도해보자. 821 Cafe는 무려 오후 4시까지 아침 메뉴를 판매한다. 그러니 시간 걱정 없이 언제든 푸짐한 감자 오믈렛을 느긋이 맛볼 수 있다. 채소 위주의 식단을 선호한다면 비건 시져나 그루무스 랩 같은 메뉴를 추천한다.

그다음으로는 Saison에 들러 중앙아메리카와 남부 요리의 환상적인 만남을 경험해보자. 실내는 평범한 나무 테이블과 의자가 전부이고, 서비스 역시 그렇다 할 만한 것이 딱히 없다. 그 때문에 이곳의 모든 시선은 소꼬리 소프, 코코넛 죽이 담긴 접시 위로 집중된다.

음료들은 계절에 따라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는데, 흥미로운 것은 음료를 선택하는 방식이다. 평범하게 재료를 결정해도 되지만, 약간의 재미를 더하고 싶다면 ‘바삭한, 밝은, 영원한’에서부터 ‘슬픈, 재미있는, 불길한’ 등 느낌을 묘사하는 이곳만의 독특한 방법으로 주문해보자.

리치먼드는 엄청난 인기를 끄는 수제 맥주와 칵테일 씬으로도 유명하며, 이를 맛볼 수 있는 곳들은 셀 수 없이 많다. 일단 가짓수로는 Mekong을 넘어서기 쉽지 않아 보인다. 무려 100가지 이상의 수제 맥주가 준비되어 있으니. 보체와 콘홀 그리고 라이브 음악으로 완성되는 맥주의 정원, Hardywood는 사람들과 어울리기를 좋아하는 ‘인싸’들의 낙원이다.

한편, 강렬한 칵테일과 근사한 분위기를 선보이는 L’Opossum에서는 보석 대신 캐비어가 박힌 파베르제의 달걀을 맛볼 수 있다. 여기에 샤이니 블루 볼, 프렌치 티클러 같은 낯간지러운 음료들을 곁들이면 그 자체로 매력적인 하룻밤이 완성될 것이다.

Hardywood Brew House and Tap Room

관광지

40만 제곱미터에 이르는 메이몬트(Maymont)에는 개인의 저택으로 쓰이다 이벤트 장소로 탈바꿈한 대호황 시대의 맨션이 있다. 많은 이들이 찾는 이곳은 200종 이상의 식물, 아이들을 위한 농장, 빈티지 마차 컬렉션이 한데 있는 수목원과 일본식 정원도 조성되어 누구와 함께 와도 절대 지루할 일이 없을 거다.

여행 중에 오는 비는 모두를 우울하게 만들지만, 우천 시 리치먼드에서는 이곳에 가면 된다. 버지니아 미술관(Virginia Museum of Fine Arts)이다. 콩고에서 온 환상적인 가면 컬렉션에서부터 아메리카 원주민 예술에 이르는 다채로운 정기 전시를 선보이며, 상설 전시 역시 전 세계에서 온 3만 5천 점에 달하는 예술 작품을 보여준다.

완전히 색다른 경험을 원한다면, 미국의 소설가이자 시인, 비평가인 에드가 앨런 포 박물관(Edgar Allen Poe Museum)으로 가자. 리치먼드에 수년을 살았던 에드거 앨런 포와 관련된 가지각색의 물건들을 전시하는 이 박물관에서는 그의 원고부터 심지어는 양말까지 모든 것을 볼 수 있다.

Virginia Museum of Fine Arts

쇼코 슬립 역사지구(Shockoe Slip Historic District)는 교역소로 기능하던 17세기까지 그 역사가 거슬러 올라간다. 현재 이곳은 운하를 가로지르며 보트를 타고, 브로드웨이 쇼를 감상하거나, 미국 남북전쟁 센터(The American Civil War Center at Historic Tredegar)를 방문할 수 있는 매력적인 스팟이 됐다.

야외 박물관인 동시에 오래된 할리우드 묘지(Hollywood Cemetery)에는 대통령 제임스 먼로와 존 타일러 그리고 1만 8천 명의 군인들이 잠들어 있다. 연합군의 죽음을 기리기 위해 지어진 30m 높이의 기념비 앞에서 잠시 묵념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도 좋겠다.

쇼핑

고풍스러움을 자랑하는 Carytown은 주거는 물론 일하고, 먹고, 쇼핑하기 위한 곳들을 모두 갖춘 상업 지구다. 그 중 Beasties에서는 온갖 종류의 독특한 선물을 구할 수 있다. 또한 문화적 다양성을 존중하고, 사회적 의식을 가진 브랜드 AlterNatives도 이곳에 자리한다는 사실.

Shockoe Atelier의 특별한 데님은 내부 작업장에서 만들어지는데, 무려 평생 품질 보증을 약속한다. 만약 최고급만을 추구하는 사람이라면 17th Street Farmers Market과 Belmont Butchery에서 실패할 일은 없을 것이다.

떠나기 전 알아둬야 할 것

  • 오는 방법: 시내에서 10km가량 떨어진 곳에 리치먼드 국제공항이 있다. 미국에 거주 중인 로드 트립 타입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거의 한나절은 꼬박 운전할 각오를 하자. 리치먼드가 미국의 중앙에 있으니까.
  • 여행 최적 시기: 리치먼드의 여름은 덥고 습하며, 겨울에는 눈이 내린다. 적당한 날씨를 노린다면, 봄이나 가을이 적격이다.
  • 현지 통화: US 달러
  • 언어: 영어
  • 교통수단: 도시와 시골의 매력을 둘 다 감상하고 싶다면 차 렌트는 필수. 만약 도심에만 머물 계획이라면 택시나 카풀 또는 GRTC 버스 모두 훌륭한 방법이 될 것이다. 물론 자전거 역시 좋은 옵션이다.
  • 해봐야 할 것: 리치먼드 스트릿 아트를 놓치지 말고 보길 바란다. 수십 명의 국제적인 예술가를 초청한 벽화 프로젝트로 도심에 숨결을 불어넣었다.
  • 여행 팁: 리치먼드에 머무는 동안 당신은 매일 기묘한 것을 마주치게 될 것이다. 예를 들면 생쥐 농구가 있다. 진짜 생쥐가 하는 농구. 지극히 리치먼드스러운 것들이니 당황하지 말고 눈가에 경련이 일어날지라도 일단 웃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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