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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시장의 블루칩, ‘사워 비어’ 입문을 위한 가이드
2023-02-21T18:57:32+09:00

우리의 미각에 당황스러운 감각을 선사하는 신맛의 맥주, ‘사워 비어’의 정체.

맥주 트렌드는 일종의 실험과도 같다. 우리는 항상 자신에게 맞는, 혹은 이것만은 거르고픈 맥주를 찾아 여정을 지속해왔고, 그 과정에서 수없이 많은 제품을 시음한다. 그리고 종국에는 완전 새로운 맛에 미각이 놀라는 경험을 하는 일련의 과정이 실험이 아니면 무엇이겠는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사워 비어(Sour Beer)도 마찬가지다. 다만 이 경우 오히려 당신의 미각에 놀람을 넘어 당황을 선사할 수도 있겠지만 말이다.

사워 비어는 현재 북미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고 있다. 2018년도에만 43%의 매출 상승을 기록했고, 2019년도에는 또다시 40%가 증가했다. 지표상으로 봐도 사워 비어는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두가 사워 비어를 좋아하는 것은 아니다. 이유가 궁금한가? 사워 비어에 대해 당신이 알아야 할 몇 가지 정보를 준비했다.

사워 비어란?

가장 기본적인 모습의 사워 비어는 이름 그대로 일부러 시큼한 맛이 나도록 만든 맥주다. 최근 대중으로부터 비교적 새로운 관심을 받고 있지만, 사실 사워 비어의 역사는 수백 년 이상 이어져 왔다. 실제로 트라피스트 수도승들이 수백 년 동안 사워 비어를 만들어왔다고 한다.

사실 기발한 발명품은 우연한 기회를 통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사워 비어도 마찬가지다. 과거 맥주는 발효를 위해 큰 배럴에 보관되었는데, 이 과정에서 맥주가 다양한 환경에 노출되면서 야생 효모와 박테리아가 들어와 제 할 일을 하게 된다. 허브와 스파이스가 음식에 다양한 풍미를 더하듯, 다양한 종의 효모와 박테리아가 여러 가지 맛의 맥주를 만들어낸 것이다.

오늘날의 맥주 양조업자들은 자신이 만드는 맥주에 대한 철학이 투철하다. 사워 비어는 세세하게 설계된 레시피를 따라 만들어지는데, 이들은 통과 배럴부터 야생 효모에 잘못 노출되면 망칠 수 있는 일반 맥주들과 별개로 멀리 떨어져 있는 위치에 보관된다. 각각의 맥주 양조업자들은 본인만의 시그니처 박테리아 조합을 보유하고 있는 것이 보통이다.

사워 비어는 지금의 무더운 계절에도 잘 어울린다. 특히 과일 맛을 가진 사워 비어도 굉장히 흔하게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레몬, 자몽, 라임, 오렌지 모두 신맛을 높여주는 시트르산을 함유한 과일로, 한적한 여름 휴가지에서 독특하면서도 낯설지 않은 맛의 술을 마시고 싶다면 아래의 사워 비어 리스트를 참고해도 좋다.

다양한 스타일의 사워 비어

사워 비어의 종류만 가지고도 책 한 권을 엮어서 만들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지금 여기서 사워 비어의 방대한 종류나 역사를 설명하기보다는, 정확히 어떤 사워 비어가 좋은지 가이드를 제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우리도 알고 있다. 만약 사워 비어에 입문하고자 마음먹었다면, 다음의 기본적인 스타일을 참고하는 것을 추천한다.

  • 플레미시 (또는 플랜더스 레드): 사워 비어의 전설. 오랜 시간 이어온 훌륭한 전통과 복합미가 매력적인 맥주들 덕분에 전설적인 프랑스의 버건디 와인만큼이나 많은 사랑을 받았다. 건포도, 블랙 체리와 같이 진한 과일 맛과 오크 숙성을 통해 얻은 적당한 바디감이 특징이다.
  • 고제: 독일의 고슬라르 지역에서 젖산균을 이용해 만든 사워 비어. 특징으로는 고수가 들어가며, 레몬 맛과 약간의 염도를 느낄 수 있다. 과일 한 조각 넣어서 마시는 것을 추천하며, 만약 마가리타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고제도 취향에 잘 맞을 것이다. 다만 고수 때문에 호불호가 명확히 갈릴 수도 있다.
  • 괴즈 람빅: 신맛의 맥주가 여전히 낯설게 느껴진다면 괴즈 람빅을 추천한다. 가볍고 조금 더 섬세한 느낌의 사워 비어인데, 맛의 비결은 자연스러운 발효 과정에 있다. 맥아즙을 노출된 채로 내버려 두고, 일어날 것은 일어나게 그대로 두는 방식으로 만들어지기 때문. 부담 없이 사워 비어에 입문하기 좋다.
  • 오드 브륀: 플레미시/플랜더스 레드와 같은 벨기에 지역에서 만들어진 오드 브륀은 색이 더 진하며, 숙성도 오크가 아닌 스테인리스강에서 이뤄진다. 대체로 맥주의 맛에 신맛이 가미된 사워 비어로, 비교적 쉽게 마실 수 있다.
  • 베를리너 바이세: 도수가 낮고(주로 3% ABV), 잔에 따르면 비교적 탁한 색상을 띈다. 만약 당신이 헤페바이젠 같은 밀맥주를 좋아한다면, 베를리너 바이세로 신맛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 실제로 베를리너 바이세가 1800년대 후반 베를린에서 가장 높은 인기를 구가했던 맥주라는 사실이 가장 확실한 보증이 될 테니. 참고로 바에서 마시면 샷으로 달짝지근한 과일 시럽을 함께 서브하는 것이 보통인데, 맛을 더욱 부드럽게 만들어준다. 그러니 집에서 마실 때도 여러 종류의 시럽과 과일의 조합을 시도해가며 자신의 취향을 찾아보는 것도 좋다.

사워 비어와의 페어링

사워 비어에 어울리는 안주를 고르는 과정은 다소 까다로울 수도 있다. 사워 비어가 입맛을 헹구고 기름진 풍미 사이로 식사의 균형을 만들 수도 있지만, 반대로 이 독특한 신맛이 음식의 맛을 완전히 망칠 수도 있기 때문. 따라서 임볼든의 추천은 지극히 ‘심플’하게 먹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예컨대 바비큐, 그릴 요리, 모든 종류의 과일 등이 그렇다. 물론 해산물이나 샐러드에도 충분히 어울린다.

결론만 놓고 보면 사워 비어는 분명 모두가 좋아하는 맛은 아니다. 하물며 좋아하는 사람들도 매일 마시는 경우는 그리 많지 않다. 하지만 사워 비어는 오로지 소맥용으로 소비되는 국산 맥주, 편의점 냉장고에 진열된 뻔한 수입 맥주 리스트에 추가하면 분명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는 술이다. 처음이니까 약하게 고제나 괴즈 람빅, 베를리너 바이세와 함께 레몬 뿌린 홍합을 곁들여 시음해보길. 막상 마셔보고 나면 사워 비어와 사랑에 빠질 수도 있다.

Edited by 조형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