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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그때 달라요, 이상한 ‘3피트 수비 방해’ 규정
2023-02-27T12:50:47+09:00
그때그때 달라요, 이상한 ‘3피트 수비 방해’ 규정

엄격함 강조했지만 공정성 잃은 ‘3피트 수비 방해’ 규정에 필요한 건 명확하고 구체적인 기준이다.

프로야구 LG 트윈스 류중일 감독이 단단히 뿔이 났다. ‘3피트’ 이야기만 나오면 “할 말이 없다”면서 불편한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 3피트 수비 방해 규정 논란의 희생양이 됐기 때문이다. 3피트, 91.44cm의 이 작은 공간이 KBO리그를 시끌시끌하게 만들고 있다.

올해부터 KBO리그의 3피트 수비 방해 규정이 강화됐다. 하지만 그 ‘엄격한’ 기준을 ‘엄격하게’ 세우지 않아 논란의 불씨를 지폈다. 오히려 공정성을 잃어버린 셈이 됐다.

3피트 수비 방해 규정이란?

KBO 야구규칙 5.09 <6.05(k)> 아웃 규정에 따르면 ‘타자 주자가 본루에서 1루 사이 후반부를 달리는 동안 3피트 라인의 바깥쪽(오른쪽) 또는 파울 라인 안쪽(왼쪽)으로 달려 1루 송구를 처리하려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경우’ 아웃을 선언하도록 명시돼있다.

‘주자는 양쪽 발이 3피트 레인(three feet lane)의 안쪽 또는 레인을 표시하는 라인 위에 있어야만 한다. 3피트 레인을 표시하는 라인은 레인의 일부이기 때문이다’라는 원주도 달려있다.

야구장 그라운드를 잘 보면 홈과 1루 사이 베이스라인에서 3피트 떨어진 흰색 선을 발견할 수 있다. 홈에서 1루까지의 거리가 90피트(27.432m)인데, 여기서 절반에 해당하는 45피트(14.6m)부터 3피트 라인이 적용된다. 타자주자가 이를 벗어나지 않는 것이 핵심이다.

지난해까지는 타자주자의 송구 방해 고의성 여부가 기준이었다. 이에 지난해 12월 감독자 회의에서 심판 재량에 의해 판정이 달라지는 것을 막기 위한 규정 강화의 목소리가 나왔다. 2019시즌부터 타자주자는 홈과 1루 사이의 중간지점부터 3피트 라인으로 달려야 한다.

심판진의 ‘오락가락’ 판정, 오심도 속출

표면적으로는 규정이 강화됐다. 하지만 이상하리만치 잡음이 많다. 특히 유독 LG 경기에서 3피트 규정 적용을 놓고 논란이 많았다.

올 시즌 첫 3피트 수비 방해 아웃은 지난 3월 27일 LG-SK 와이번스전에서 나왔다. 스코어 1-1 상황, 9회초 무사 1, 2루에서 LG 이형종이 희생번트 후 3피트 라인 안쪽으로 달리면서 아웃을 당했다. 주자도 귀루했다. 바로 오지환 병살타로 공격이 마무리됐고, LG는 연장 접전 끝에 1-2로 패했다.

이후 KBO는 각 경기장에 3피트 라인 시작점을 알리기 위한 가로선을 하나 더 그었다. 종전에는 1루 라인과 평행한 3피트 라인만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논란을 잠재우지는 못했다.

LG는 5월 28일과 29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2일 연속 키움 서건창의 3피트 수비 방해가 나왔지만, 심판은 이를 보지 못했다. 6월 7일 한화 이글스전에서도 상대 송광민이 스퀴즈번트 시도 후 3피트 라인 안으로 뛰었지만, 심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같은 상황을 두고 판정이 달랐다. 결국 다음날인 8일 KBO는 오심을 한 해당 심판에게 KBO리그 규정 벌칙내규에 의거해 엄중 경고하고, 2주간 퓨처스리그(2군)로 강등 조치를 했다. 하지만 ‘오락가락’ 판정에 이미 LG도, 팬들도 뿔이 난 상태다.

명확한 기준과 일관성 있는 판정의 필요성

3피트 수비 방해 기준이 애매모호하다. 규정 속 ‘1루 송구를 처리하려는 야수를 방해하였다고 심판원이 판단하였을 경우’라는 문구가 혼란을 야기했다. 수비수의 송구 시점, 타구의 위치, 라인을 밟았는가의 여부에 따라 판정이 제각각이었다. 3피트 수비 방해를 비디오 판독 요청 항목에 포함시키자는 의견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이유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규정은 동일하다. 심판 재량에 맡기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녹록치 않다. 이미 ‘오락가락’ 판정에 신경이 곤두선 상태다. 심판진의 일관성 있는 판정이 필요한데, 이를 위해서는 기존의 기준을 보다 명확하게 명시해야 한다.

팬들은 신뢰할 수 없는 경기를 찾을 이유가 없다. 심판 판정의 정확도를 높이고 선수, 팬들과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3피트 수비 방해 규정의 개선이 시급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