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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으면 이것도 한 번: 쁘띠 시라
2023-02-22T19:21:05+09:00

갈비찜, 햄버거, 카레 등 어떤 요리에도 완벽하게 어울리는 와인.

와인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피노 누아, 멜롯, 소비뇽 블랑, 그리고 샤르도네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나만 아는 맛집처럼 많은 이들에게 생소한 품종이 더욱 구미를 당기는 법. 쁘띠 시라(Petite Sirah)가 바로 그렇다. 한쪽에서는 컬렉터들이 네 자릿수가 넘는 가격의 카베르네 소비뇽을 가지고 옥신각신 다투고 있고, 다른 편에서는 쁘띠 시라 애호가들이 피자 한두 판보다 낮은 가격에 맛있는 이 와인을 구매한다.

물론 쁘띠 시라 맛이 훌륭하지 않다면 이 모든 것이 의미 없는 말이겠지만 다행이도 그 반대다. 쁘띠 시라는 ‘Syrah’와 ‘Peloursin’이라는 두 포도를 이중 교배하여 탄생한 ‘뒤리프(Durif)’ 포도로 만들어진다. ‘쁘띠 시라’라는 이름도 이중 교배를 성공한 식물학자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그는 캘리포니아에 정착했는데 이유는 이곳 와인 제조사들이 타닌과 산도 높은 열매들로 진하고 풍부한 맛의 와인을 만들어 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에서도 쁘띠 시라를 찾을 수는 있겠지만 여전히 캘리포니아에서 대부분 생산이 이루어진다. 이런 와인은 향이나 맛이 강한 요리와 마실 때 그 진가가 더욱 발휘된다. 갈비찜, 햄버거, 혹은 카레와도 근사한 합을 자랑한다.

*참고로 쁘띠 시라는 대부분의 경우 “I”를 넣어서 “Petite Sirah”라고 쓰기도 하지만 “Petite Syrah” 또는 “Petit Sirah” 아니면 미국 외 와이너리에서는 포도 품종의 이름인 뒤리프(Duriff)라고 표시할 수도 있다.

이 와인이 맘에 든다면

Turley ‘Hayne’ Petite Syrah, 2001 – $117

쁘띠 시라는 항상 숙성이 잘 되는 편은 아니지만, 캘리포니아 제조사들은 병에 담은 후 7년에서 20년까지도 맛있게 숙성시킬 수 있는 통을 공들여 만든다. Turley도 그중 한 곳으로, 미국 서부 해안 와인의 본질을 정확히 담아내고 있다.

Turley’s Hayne Vineyard의 쁘띠 시라는 흰 꽃 향이 감싸고 있는 검은 과일과 흑연의 풍부한 향과 진한 맛이 특징이다. 도수는 13.2%로 비교적 낮기 때문에 입안에 오래 머무는 끝 맛에서 달고 우디한 타닌을 느낄 수 있다.

꽤 괜찮은 대안들

가까운 지역에서 찾으려면: Madrigal Vineyards Petite Sirah, 2013 – $32

이번에는 또 다른 나파 밸리의 쁘띠 시라 와인이다. 숙성 기간은 조금 더 짧지만, 가족 소유의 와이너리에서 만들어졌다. 참고로 이 와이너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레드와 화이트 와인이 모두 미국 유명 와인 매거진 ‘와인 스펙테이터’가 올해의 와인으로 선정한 바 있는 전 베린저의 와인 마스터 드 스브라지아(Ed Sbragia)와 파트너를 맺은 곳이다. 뭐, 다른 설명은 필요 없겠지.

Madrigal의 Petite Sirah는 흔히 예상할 수 있는 클래식한 블루베리, 블랙베리, 로스티드 커피 향을 갖고 있다. 미각을 자극하는 고급스럽고도 부드러운 맛이 더해지며 음미할수록 더욱 깊은 매력에 빠져든다. 가볍게 살짝 마신 첫 모금부터 강렬한 마지막 한 모금까지, 여러 층에 걸쳐 다양한 향을 느낄 수 있다. 바비큐 립과도 환상적인 궁합을 자랑하니 참고하자.

조금 더 먼 곳에서 찾으려면: Michael David Winery Petite Petit, 2016 – $15

이제 비밀을 하나 폭로할 차례. 큰맘 먹고 장 볼 때 들르는 ‘코스트코’에서 아주 훌륭한 와인 셀렉션을 만날 수 있다. 비싼 Yellow Label Veuve와 Joseph Phelps Insignia 사이에 스페인 리오하, 올드 바인 진판델, 꼬뜨 뒤 론, 그리고 진짜 프랑스산이면서도 저렴한 커클랜드 시그니처 샴페인까지.

코스트코에는 Michael David Winery Petite Petit도 있는데 85% 쁘띠 시라, 15% 쁘띠 베르도의 블렌드여서 이름이 Petite Petit이다. Michael David는 한 사람이 아니라 두 형제 Michael과 David Phillips를 일컫는다. 그들은 1850년대부터 로디 지역에서 가족 경영 와이너리를 운영하면서 고급 와인을 생산해오고 있다. 과일즙부터 다채로운 와인 레이블에 눈과 혀가 마냥 즐겁다.

다시 Petite Petit으로 돌아오자. 기억해야 할 건 당신은 겨우 15달러 정도에 진하고 맛있는 와인을 마실 수 있는 점이다. 시작부터 느껴지는 검은 과일 향은 바닐라와 오크 향으로 적절한 균형을 이루고, 끝 맛은 드라이해 이 깔끔함에 자꾸만 손이 간다. 어차피 가격이야 저렴하니 코스트코에 간 김에 육류 코너에서 살 수 있는 맛있는 음식들과 이 와인을 함께 즐기면 어떨까.

완전 먼 곳에서 찾으려면: Dusted Valley Wahluke Slope Petite Sirah, 2016 – $45

앞에서 언급했던 세 와인처럼 쁘띠 시라 와인의 대부분은 캘리포니아에서 만들어진다. 하지만 이 와인은 워싱턴주 콜롬비아 밸리의 왈루케 슬로프(Wahluke Slope) AVA에서 만들어진다. 같은 포도가 다른 지역에서 재배되었을 때는 그 맛이 어떻게 다른지 느껴볼 좋은 기회다.

Dusted Valley의 와인은 숙성 기간이 상대적으로 더 짧긴 하지만 밤이 되면 급격히 낮아지는 왈루케 슬로프 온도는 와인의 산도를 높이고 본연의 특성을 이끌어낸다. 그래서 굉장히 무겁지만, 일반적인 쁘띠 시라 그 이상의 맛을 선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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