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 1위, 경제 성장이 가장 빠른 도시 1위,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기 가장 좋은 도시 2위이자 제2의 실리콘밸리. 그리고 전미에서 가장 각광받는 도시 중 하나. 텍사스의 주도 오스틴을 지칭하는 말들이다. 이토록 화려한 타이틀 사이에서 정작 눈길을 사로잡는 건 다소 소박한 타이틀이었다. 1인당 푸드트럭이 두 번째로 많은 도시란 사실.

미국의 인구통계자료에 따르면 오스틴엔 인구 2만 5천 명 당 하나의 푸드트럭이 있다. 때문에 푸드트럭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 도시는 핑거푸드를 즐기는 고객들에게도, 푸드트럭을 운영하고자 하는 셰프에게도 기회의 땅이다.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을 던져본다. 왜 오스틴일까. 오스틴이 어떻게 해서 푸드트럭의 천국이 된 것일까 하는 의문. 답을 찾다 보면 이 도시의 진면목을 하나하나 발견하게 된다.

오스틴은 젊다. 평균 연령은 34세. 도시 한 편엔 애플,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아이비엠, 델 같은 굵직한 IT 기업이 모여있는 도심이, 또 다른 한 편엔 호수와 강, 숲이 늘어져 있다. 사시사철 온화한 날씨에 강이나 호수는 평일 낮에 들러도 한가로이 요트나 카누, 패들보드 등 수상레저를 즐기는 이들이 심심찮게 보인다. 야외를 중심으로 옹기종기 모여 별미를 즐기는 모임의 장소, 푸드트럭도 이같은 라이프스타일과 무관하지 않다. 혹한기가 없으니 그 무섭다는 비수기도 딱히 존재하지 않는다. 

오스틴의 푸드트럭은 한 존에 푸드트럭 파크를 조성해 밀집돼 있기도 하고, 군데군데 하나씩 자리한 경우도 많다. 특히, 일반 식당이나 바 앞에 운영되는 경우도 흔한데 이 광경은 타지에서 오스틴을 방문한 이들에게도 신선하고 반가운 면모다. 굳이 바에 있는 안주 말고도 자기 취향에 맞는 합리적인 가격의 음식을 구매한 후 바에 들어가 술과 함께 즐길 수 있으니 좋을 수밖에.

이렇듯 식당과 푸드트럭 간에 공생관계는 고객뿐 아니라 푸드트럭 오너들에게도 더없이 환영할만한 부분이다. 일반적으로 다른 지역에서는 푸드트럭과 대규모 식당이 대치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나 오스틴은 푸드트럭을 찾았다가 바에도 들르고, 바를 가려다가 푸드트럭도 방문하는 등의 시너지 효과에 초점을 맞췄고 이것이 로컬이나 방문객들에게 더 나은 식문화와 사업의 기회를 제공하는 하나의 문화로 자연스럽게 자리 잡았다.

컵케이크 전문 ‘Hey Cupcake’나 랍스타 요리를 판매하는 ‘Garbo’s’처럼 인기가 좋은 몇몇 푸드트럭은 1시간, 2시간씩 줄을 서서 먹기도 하고, 오픈 몇 시간 만에 재료를 소진해 영업을 마감하기도 한다. 우리나라처럼 야시장이 열려서 온 김에 즐기는 야식이나 스낵이 아니고, 그 자체로 하나의 명소가 되는 것이다. 이런 장면이 일반 식당이 아닌 푸드트럭에서 펼쳐진다. 이것만 보더라도 오스틴 내 푸드트럭 산업이 얼마나 안정적으로 자리 잡고 승승장구하는지 생생하게 느낄 수 있다.  

대표 푸드트럭 파크 중 하나인 더 피크닉에서 만난 한 여성은 직장을 따라 뉴욕에서부터 오스틴으로 이제 갓 이주해 왔다. 그녀는 뉴욕의 푸드트럭은 그 자리에 항상 머물지 않고 옮겨 다니는 경우가 다반사인데 오스틴의 푸드트럭은 항상 한 자리에 머무르는 것, 그리고 핫도그나 피자가 태반인 뉴욕과는 달리 타코, 아시안 푸드, 지중해 음식에서 랍스타까지 다양한 초이스가 있어 굉장히 만족스러웠다고. 바와 푸드트럭이 사이좋게 함께 있는 풍경도 새롭고 쿨하단 소감을 밝혔다.

이토록 좋은 환경 덕분인지 지난해만 해도 1,000여 개의 푸드트럭 허가서가 발행됐다는 소식이다. 또 하나의 푸드트럭 집결지 5000 Burnet에서 샌드위치 푸드트럭을 운영하는 한 남성은 오스틴에서 자신의 첫 가게를 오픈했다. 뉴욕, 캘리포니아, 오스틴 등 각지에서 10년 이상 요리 경험을 쌓아온 그가 왜 하필 오스틴을 선택했는지 묻자, 군에서 만난 친구를 따라 방문했다가 오스틴의 자연환경과 친절한 분위기에 반했고, 푸드트럭을 운영하기 좋은 환경에서 기회를 봤다고 말했다. 

실제 오스틴에 거주하는 사람 중에는 이처럼 지인을 통해 방문했다가 도시에 감화되어 거주를 결심한 경우가 많다. 그렇다 보니 타지인에 대한 반감보다는 환영하는 분위기가 주를 이루고, 다양성을 포용하는 친절한 문화는 더 많은 이들을 오스틴으로 모여들게 한다. 그리고 그들의 포용력과 다양성은 이 도시를 하나의 아이콘으로 만들고 있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첨단 하이테크 기업과 텍사스 대학교 같은 명문 대학을 중심으로 수많은 인재가 모여들고, 도시는 그 자체로 젊고 활기찬 에너지가 가득하다. 여기에 특유의 환대 문화와 포용성, 아웃도어 액티비티가 깊숙이 자리 잡은 라이프 스타일. 이 모든 면면이 절묘하게 들어맞아 이 도시는 푸드트럭의 천국이 되었다. 그리고 이들의 푸드트럭 문화는 오스틴을 치명적인 도시로 만드는 하나의 이유이자 매력이란 사실을 부정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