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코 오래가진 못할 거라는 유니클로의 예상을 보란 듯이 뒤엎고 불매운동의 열기는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아니, 도리어 한 번 봐선 잘 알아보지 못하는 일본 기업을 더 정확히 인지하고, 대체 품목을 찾는 움직임은 시간이 갈수록 탄력받는 추세다. 자, 이쯤 되면 다시 한번 짚어보자. 각 분야에서 부동의 1위를 놓치지 않던 일본 브랜드들, 그리고 그들의 빈 자리를 채워 줄 대체재들을. 

토요타 프리우스 → 현대 쏘나타 DN8 하이브리드

국내에서 하이브리드 자동차 하면 토요타의 프리우스가 거의 대명사 격으로 자리잡은지 오래지만, 시국이 시국인 만큼 대체재를 찾아야 한다. 그래서 쏘나타 DN8 하이브리드를 꺼내들면 다소 미심적은 반응을 보일 수도 있겠지만, 사실 현대자동차의 신형 쏘나타는 정말 훌륭한 가성비를 자랑하는 모델이다. 소위 ‘깡통’ 모델도 가스 리프트 보닛, 사이드 리피터, 애플 카플레이,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같은 옵션을 잔뜩 달고 있으니.

마침 이 쏘나타 DN8의 하이브리드 모델이 이번달 출시된 것은 희소식. 여기에 태양광 패널을 장착한 쏠라루프 시스템, 능동 변속제어(ASC) 시스템까지 탑재해 한층 업그레이드됐다. 가장 저렴한 트림이 2천7백만 원부터 시작하기 때문에 3천2백만 원의 프리우스와 비교하면 가성비 또한 출중하다. 연비는 20.1km/l로 다소 떨어지지만, 차의 체급이 쏘나타가 한 등급 더 높은 것을 감안하면 준수한 수치다.

스즈키 브이스트롬650 → 베넬리 TRK502X

사실 이 대목에서 많이 망설였다. 미들급 듀얼퍼포즈 영역에서 엄청난 판매량을 자랑하는 스즈키(Suzuki)의 브이스트롬 시리즈를 대체할 만한 모델을 꼽는다? 물론 BMW 모토라드의 우주명차 F800/850GS 시리즈도 있지만, 엄청난 가격 차이는 ‘대체’라는 요건에서 까마득히 어긋나 있다. 다소 아쉽지만, 온로드 버전으로 좋은 평가를 받았던 TRK502의 어드벤처 버전인 베넬리(Benelli) TRK502X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비록 중국 생산이지만 설계는 여전히 이탈리아 본사에서 진행된다. 다소 작은 배기량 대비 압도적인 사이즈의 볼륨감을 자랑하며, 디자인은 동급에서 거의 따라올 경쟁 모델이 없을 정도. 500cc 병렬 2기통 엔진은 자사의 레트로 모델인 레온치노에도 쓰인 엔진으로, 나름대로 완성도가 좋고 순정 머플러 사운드 또한 훌륭하다. 무엇보다도 알루미늄 3박스 옵션을 다 넣고도 1천만 원이 안되는 가격에 구매할 수 있는 최강의 가성비가 결정타다.

파나소닉 G9 → 라이카 CL

라이카 CL

솔직히 사진 장비는 일제를 피하기 쉽지 않다. 카메라는 캐논, 니콘, 소니, 후지, 파나소닉, 올림푸스, 펜탁스. 서드 파티 렌즈로는 시그마, 탐론, 토키나. 필터는 호야, 겐코… 어디로 눈을 돌려도 일본산 천지다. 그렇다면 우리는 독일로 가자. 전범 국가들이 카메라는 참 잘 만든다.

아쉽게도 DSLR은 대안이 없다. 하지만 미러리스나 콤팩트 중에서는 든든한 라이카 Q 시리즈, X 시리즈, T 시리즈, CL이 있다. 애국하면서 라이카 한번 써보는 거지 뭐. 필름 바디를 쓴다면 라이카, 자이스, 보이그랜더, 콘탁스, 롤라이, 핫셀블라드 등이 있다. 필름은 어차피 후지보다 미제인 코닥이 좋았다. 코닥 포트라 만세.

레인지파인더 입문은 어떤가? 독일제 디지털 RF는 라이카 M, 독일제 필름 RF는 라이카, 칼 자이스, 보이그랜더, 콘탁스 등을 찾을 수 있다. 이미 있는 일제 DSLR 바디에 렌즈만 사려던 참이었다면? 국산 렌즈의 자존심 삼양도 잊지 말자.

세이코 프레사지 → 해밀턴 인트라-매틱

대부분의 럭셔리 시계는 스위스와 독일 제품이 자리를 단단히 차지하고 있지만, 일본은 세이코, 시티즌, 오리엔트, 카시오 등 가성비로 승부하는 브랜드가 주를 이룬다. 하지만 미국(현재는 스위스로 옮겨갔지만)에도 가성비로 알려진 국민 브랜드가 또 있다. 깔끔한 드레스 시계를 원한다면 해밀턴 인트라-매틱 만한 것도 없다.

유니클로 → 탑텐

양말 한 켤레 사려 해도 기나긴 줄을 기다려야 했던 유니클로 매장이 텅텅 비었다. 상품만 고르면 바로바로 계산을 마칠 수 있다. 유니클로를 채우던 그 많던 사람들은 다 어디로 갔을까. 대체재로 떠오르는 국내 SPA 브랜드 중 하나는 탑텐이다.

탑텐은 유니클로보다 저렴한 가격에 할인 행사도 잦은 편. 가격과 제품 퀄리티를 놓고 볼 때 합리적인 수준이다. 기능성 소재나 디자인 등 소비자가 유니클로에서 기대하던 모든 것을 충족 시켜 줄 순 없다 해도 롱패딩이나 레깅스, 패딩 조끼 등은 이미 괜찮은 품질로 입소문이 났던 터다. SPA 브랜드 부동의 1위였던 유니클로. 한 곳만 바라보던 소비자들의 눈길이 이제 다른 곳에도 뻗치며 빛을 보지 못하던 국산 브랜드들이 기회를 얻고 있다.

무인양품 → 자주

미니멀하고 감각적인 디자인의 생활용품을 넘어 라이프스타일을 대변하던 브랜드 무인양품. 이제 그 대신 자주를 들러보자. 신세계 인터내셔날이 운영하는 생활용품 브랜드 자주는 가구나 소품 등 판매 제품의 디자인과 소재, 분위기 면에서 깔끔하고 심플한 제품을 선보이며, 무인양품과 유사한 콘셉트를 보인다.브랜드의 모토는 ‘자주 쓰는 것들의 최상’.

마침 시즌오프 세일도 시작했다고. 자주는 오는 8월 말까지 베스트셀러 ‘조용한 바람 리모컨 선풍기’를 중심으로 생활, 키즈, 패션, 펫 카테고리의 인기상품 700여 종을 포함해 최대 80%까지 할인 판매할 예정이다.

필스너 우르켈 → 크롬바커 필스

편의점에서 가장 잘 팔리는 수입 맥주 7위 필스너 우르켈. 겉만 봐서는 절대 아닌 것 같지만, 아사히가 인수한 브랜드로 엄연한 일본 기업이다. 스파이시한 아로마의 보리 몰트의 플레이버가 균형을 이루며 쌉싸름한 쾌감을 선사하는 이 맥주의 대체재를 꼽아봤다.

크롬바커 필스는 독일 양조장에서 생산되는 필스너다. 1803년부터 시작해 200년이 훌쩍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상쾌한 풀, 달콤한 꿀, 비스킷의 아로마가 특징이며, 몰트와 홉으로만 맛을 내기 때문에 한결 깔끔하게 즐길 수 있다. 쓴맛이 강한 필스너 우르켈에 비해 더 마일드하고 가벼운 느낌. 식후 입가심에도 좋다.

아식스 젤-카야노, 타사 재팬 → 아디제로 보스톤, 나이키 페가수스

러너들에게 성능 좋은 대표적인 러닝화 스포츠 브랜드를 꼽으라면 아마 아식스를 많이들 지목할 것이다. 입문자들에게는 아식스 젤-카야노, 상급자라면 타사 재팬을 추천했지만, 하늘 하래 수많은 러닝화 중 이것을 대체할 신발 하나 없을까. 있다. 낡은 밑창을 보며 새 신 하나 장만하려고 했다면 이 모델들에 주목하자.

만약 가볍고 반발력 좋은 제품을 찾는 당신에게는 아디다스 아디제로 보스톤, 아디제로 RC를 신겨주고 싶다. 메시 갑피로 통기성은 물론 경량성까지 챙겼으니까. 또한 탄성 좋은 나이키 페가수스, 리액트 라인도 훌륭한 대안이다. 사실 자신에게 맞는 러닝화는 경험을 통해 발견할 수 있으니, 여러 브랜드와 썸 좀 타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