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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볼든에서도 혜자 다이버 시계의 끝판왕으로 소개됐던 화제의 모델 엑시오스 아이언클래드. 유튜브 생활인의 시계 채널에 소개되며 너도 나도 주문했다는 댓글이 줄 잇고 품절 대란을 맞은 걸 보면, 분명 구매한 사람은 많은 것 같은데 사용기는 극히 적다. 시계 전문 카페에서 찾아봐도 간략한 감상 및 착용샷 정도만 몇몇 등장할 뿐, 유튜브에 검색하면 국내 리뷰는 고작 3~4개 정도다. 홈페이지에 명시된 스펙으로는 파악이 어려운, 구매를 결정짓는 중요한 정보는 실제로 받은 후에 발견되는 법인데 말이다. 

시계 하나만 놓고 볼 때 캐치하기 어려운 디테일을 현미경 놓고 보듯 더 뚜렷하게 드러내기 위해서, 저가 가성비 모델과 고가 모델을 동원해 봤다.

그래서 직접 리뷰하기로 했다. 다만 이 시계 하나만 놓고 볼 때 캐치하기 어려운 디테일을 현미경 놓고 보듯 더 뚜렷하게 드러내기 위해서, 저가 가성비 모델과 고가 모델을 동원해 봤다. 오늘의 주인공 아이언클래드는 60만 원대 중저가 시계. 20만 원대 오리엔트 레이2와 1,000만 원대 롤렉스 씨드웰러를 함께 두고 비교해도 ‘가성비의 끝판왕’의 명예를 지킬 수 있을는지 낱낱이 파헤쳐 보자.

롤렉스 서브마리너의 오마주

엘샨 탱이 설립한 신생 브랜드, 엑시오스의 첫 번째 데뷔작 아이언클래드. 브랜드와 타이틀 전부 새롭고 낯선 데 비해 어쩐지 디자인은 익숙하다. 전체적인 인상, 러그의 각도와 생김새, 오이스터 브레이슬릿이 연상되는 시계 줄까지 롤렉스 서브마리너를 오마주한 덕이다. 그렇다고 아예 복제 수준은 아니고. 핸즈의 형태, 베젤의 폰트, 데이트 윈도우의 위치 등 몇 가지 차별화된 디테일을 심어 놓았다.

왜 아이언클래드를 사야 합니까

유독 아이언클래드가 굳이 다른 경쟁자들을 제치고 지갑을 열게 만든 이유는 다음과 같다. 500M 방수 스펙, 케이스에서 브레이슬릿까지 시계 전면에 대담하게 적용된 흠집방지 코팅, 멀끔하니 대중적인 디자인에 수준급 마감을 단돈 60만 원대로 경험할 수 있으니까. 게다가 시간당 진동수 28,800회의 칼리버 SW-200 오토매틱 무브먼트 정도면 준수한 수준 아닌가. 킥스타터로 주문해 도착하기까지 걸린 시간 6개월, 기나긴 기다림 끝에 시계를 받아본 첫인상은 예상했던 그대로였다. 안타깝게도 애꿎은 반전은 착용과 동시에 시작됐다.

다 좋은데 ‘착용감’은 어디에

‘군함(Ironclad)’이란 타이틀을 대변하듯 스포티하고 공격적인 디자인 콘셉트는 크라운까지 어김없이 이어졌다. 특히 톱니바퀴처럼 날카롭고 뾰족한 옆태가 관건. 이 뾰족한 실루엣이 내 손목을 찔러댈 거라는 사실을 실착해 보기 전까지는 미처 짐작할 수 없었다. 이 디자인을 고수하려면 측면의 두께를 줄이던가 로고가 새겨진 상판을 좀 더 두텁게 마감해서 날카로운 면과 손등 사이에 안전 막을 만들어 주었어야 했다. 

디자인 철학은 확고했지만 정작 안정적인 착용감 사수에는 실패했다. 결국, 손목에 올려보기 전에는 예상할 수 없던 안타까운 변수로 인해 아이언클래드는 장롱 시계로 전락해 버렸다. 마이크로브랜드의 한계라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적어도 씁쓸한 끝 맛을 선사하는 엑시오스의 한계점이라 볼 수는 있겠다.

오리엔트 레이2 VS 엑시오스 아이언클래드

첫째로 가성비 다이버 시계 하면 언급되는 또 다른 모델, 오리엔트 레이2를 섭외했다. 일단 가격은 20만 원대로 ⅓ 수준. 200m 방수, 시간당 진동수 21,600회의 인하우스 칼리버 F6922로 구동되며 미네랄 글라스를 장착했다. 아이언클래드의 케이스 직경이 40mm, 두께가 13.8mm고, 레이2의 직경이 39.8mm에 두께가 12.6mm니까 표기상 사이즈는 엇비슷한 편. 무게는 아이언클래드가 167g으로 2g 더 가볍다는데 실제 들어보면 촘촘한 브레이슬릿 때문에 훨씬 묵직한 느낌이다.

스펙 상으로는 상대적으로 약한 방수 성능, 흠집 방지 코팅, 사파이어 크리스탈 부재 등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데 실물로 느껴지는 마감의 차이가 상당했다. 일단 브레이슬릿을 나란히 두고 보면 확실히 아이언클래드가 훨씬 정교하고 세련된 모습이다. 아마추어와 고수를 가르는 디테일, 엔드피스와 케이스 마감에서도 마찬가지. 아이언클래드의 수준급 완성도는 레이2 옆에서 두드러지게 돋보였다. 

디자인은 레이2에 한 표, 퀄리티는 아이언클래드의 압승

비슷한 크기임에도 다른 인상을 발산하는데 가장 결정적인 요소는 아마 베젤의 두께가 아닐까 싶다. 레이2의 베젤이 좀 더 얇게 빠져서 상대적으로 다이얼이 시원해 보이는 효과에 더해 심플하고 간결한 인상을 준다. 왠지 보급형 서브마리너 같은 아이언클래드에 비해 개성도 뚜렷한 듯. 첫인상 테스트에서는 레이2에 한 표. 다만 상위 모델을 옆에 두고 만듦새를 자세히 살피고 나면 조잡해 보이는 탓에 결론은 아이언클래드 급 마감에 레이2 디자인의 시계가 출시된다면 주저 없이 그 모델을 선택할 것이다.

롤렉스 씨드웰러 VS 엑시오스 아이언클래드

구구씨드라 불리우는 96년식 롤렉스 씨드웰러를 섭외했다. 가격은 현 중고시세 850만 원에서 1,000만 원으로 최저가 기준 아이언클래드를 14개 사고도 남을 수준. 전 세계에 통하는 극강 인지도는 기본으로 깔고 무려 1,220m 방수를 지원한다. 직경은 40mm로 동일하나 씨드웰러가 한결 아담하고 정돈된 맛이 있다. 레이2와 비교할 때도 언급했듯 아이언클래드의 베젤은 와이드한 반면, 씨드웰러는 늘씬한 베젤에 톱니바퀴 같은 테두리 비율이 좀 더 두꺼운 편. 핸즈의 두께, 인덱스 크기 또한 훨씬 슬림하고, 엔드피스는 한층 날렵하게 빠졌다.

900만 원은 존재감의 값인가

레이2 옆에서 기세등등했던 시절은 다 지나갔고 롤렉스 씨드웰러 곁에 서니 존재감의 차이가 극명하다. 물론 개취로써 씨드웰러 신형에 비교해도 지금 소개하는 구구씨드의 밸런스가 한층 훌륭하다는 점을 밝혀둔다. 베젤의 폰트마저 퀄리티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겠지만, 아이언클래드가 핸드폰이나 캘린더에서도 흔히 볼 수 있는 아라비안 뉴머럴 폰트인 데 반해 씨드웰러는 좀 더 각진 폰트를 지니고 있다. 이런 사소한 디자인적 디테일도 아이덴티티를 확립하는 중요 요건 중 하나가 아닐까. 

롤렉스와 비교해도 흠잡을 것 없던 요소 하나를 꼽자면 브레이슬릿의 마감이다.

베젤을 돌릴 때 클릭감에선 호불호가 갈릴 수 있을 듯하다. 씨드웰러는 좀 더 묵직한 느낌인 반면 아이언클래드는 부드러운 감이 있다. 클라스프를 열고 닫을 때는 씨드웰러가 좀 더 명확하게 착 감기는 느낌이다. 롤렉스와 비교해도 흠잡을 것 없던 요소 하나를 꼽자면 브레이슬릿의 마감이다. 같은 수준이라고 선뜻 단언할 순 없겠으나 새틴 브러싱과 폴리싱을 교차로 적용한 이 구역 피니싱만큼은 꽉 잡은 것으로 보인다. 

가성비 혹은 가심비에 대한 당신의 기준은?

진정한 가성비는 눈에 보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한 마디로 가격 대비 사용 횟수를 따져 보라는 얘기다. 레이2와 아이언클래드, 그리고 씨드웰러. 이 각각의 시계와 몇 년간 함께하면서 몇 번이나 착용할 수 있을지 수치를 매겨보자. 취향에 따라 천차만별이겠으나, 직접 만져보고 경험해 본 아이언클래드를 “적어도 5년 이상 가져갈 만한 매력이 있는가”라고 묻는다면 (지극히 개인적으로) ‘No’라 답할 것이다. 

우리가 구매하는 유형의 물건은 전부 경험값으로 연결된다. 초침이 회전하는 모습, 크라운을 조이며 시계에 밥 줄 때, 베젤을 돌리는 순간의 클릭감 등 기계적인 감각은 촉각과 청각으로, 손목을 한번 볼 때마다 시선을 사로잡는 인덱스와 다이얼의 빛깔, 밸런스 등 미적 완성도는 시각적 카타르시스로 이어진다.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물살에 매료되어 휩쓸리듯 지르기 전에 ‘각자의 취향에 맞춰 커스터마이징된 기준을 확립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누군가는 스펙보다는 디자인에 값을 지불할 것이고, 럭셔리 브랜드의 인지도에 기대어 허세를 즐기는 것이 삶의 낙이 될 수도 있고, 혹자는 외관보다 무브먼트의 역사성이나 퀄리티에 이끌리기도 한다. ‘비싼 게 좋다’는 절대 논리를 떠나서 이왕이면 더 오래 더 자주 많은 횟수를 사용하며 마르고 닳도록 함께 나이 들어가고 싶은 시계를 각자의 기준으로 치밀하게 선정하기를 바라본다. 그러려면 먼저는 ‘가격 대비 성능’이라는 물살에 매료되어 휩쓸리듯 지르기 전에 ‘각자의 취향에 맞춰 커스터마이징된 기준을 확립하는 일’이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 아무튼, 선택은 그대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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