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될 때마다 전쟁이 벌어지는 곳이 두 군데 있다. 하나는 정동진,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피트니스 센터다. 12월 31일까지만 해도 텅텅 빈 공간을 전세로 독점하듯 이용했던 헬스장은 단 하루만 지나도 도떼기시장으로 변하는 기적을 볼 수 있는 곳이기도. 다만 거기서 다시 한 달이 지나는 순간, 신규 회원 중 8할이 거짓말처럼 자취를 감춰버리는 것 역시 매년 똑같은 패턴이다.

그 8할이 되고 싶지 않다면, 의욕을 조금이라도 북돋아 줄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해야 할 터. 물론 이 비생산적인 반복 행위를 때려치우고 당장에라도 치맥을 흡입하고픈 그 욕망, 우리도 잘 안다. 하지만 그럴 때마다 에디터들은 각자 이 음악을 들으면서 결국 마지막 세트를 해치웠다. 그 기운, 함께 공유해보고자 리스트를 띄운다. 부디 이 음악들과 함께 펌핑 충만한 2020년이 되길 바라며.

에디터 푸네스의 추천곡

Track 01. 스페이스 에이 – 주홍글씨

분명 숨어서 듣는 사람 있다. 샤우팅의 향연 속 잔물결, 애절함이 녹아있는 스페이스 에이의 주홍글씨다. 90년대 특유의 흥을 수혈받으며, 새해 결의를 다져보자. 잠시 근육 키우기에 정체기가 왔다면 눈을 돌려 자전거 위에 오르는 것도 방법. 다리와 상체 마음껏 휘두르는 스피닝 하며 듣기에도 박자가 딱 떨어진다.

Track 02. Kendrick Lamar – DNA.

제60회 그래미 어워즈에서 무려 5관왕을 차지한 켄드릭 라마의 정규 4집 ‘DAMN.’에 수록된 곡이다. 캘리포니아주 슬럼 컴튼에서 자란 그는 일찍부터 산다는 것의 곤궁함을 알아버린 듯 철학적인 가사가 듣는 이를 매료시킨다. 케니가 내뱉는 비트 위에서 몸을 맡기자. 끈질김으로 무장한 당신의 운동 DNA가 꿈틀거릴 때까지.


에디터 형규의 추천곡

Track 03. Hatebreed – This is Now

올드스쿨 하드코어가 헤비메탈을 받아들이고, 이들이 국내에서 소위 ‘메탈코어’라 불리는 메탈릭 하드코어로 새로운 조류를 형성하던 시절. 헤이트브리드는 그 광풍의 한가운데에 있었던 밴드다. 2003년 작 <The Rise of Brutality>는 바로 타협 없는 이들의 광폭한 사운드에 정점을 찍었던 명반. ‘This is Now’에서 들려주는 묵직한 그루브와 둔중한 사운드는 마치 해머로 고막을 내리치듯 강타한다. 이 곡의 리듬에 맞춰 슈퍼세트를 해치우다 보면, 어느덧 펌핑으로 붉으락푸르락 화가 난 몸뚱어리를 발견하게 될 것이다.

Track 04. Twenty One Pilots – Heavydirtysoul

끊임 없이 랩을 내뱉지만 ‘이건 힙합은 아니야’라며 되뇌는 가사, 경쾌한 아날로그 드럼의 리듬 섹션 위로 덧입혀지는 일렉트로닉 사운드 작법과 샤우팅은 이들을 쉽사리 규정짓기 어렵게 한다. 하지만 그래서 트웬티 원 파일럿츠의 음악은 더욱 확장성이 넓다. 지구상에서 가장 창의적인 듀오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이다. 그 중에서도 최고의 워크아웃용 싱글로 한 곡 꼽아보자면 단연 ‘Heavydirtysoul’. 육중한 무게감을 폭포수처럼 쏟아내는 쾌감을 제대로 맛볼 수 있다.

Track 05. Crossfaith – Monolith

물론 BTS와 비교하자면 한낱 보잘것없는(?) 메탈 밴드지만, 적어도 이 장르 바닥에서만큼은 이들의 세계적인 성공이 놀랍고 또 부럽다. 일본에서는 여전히 이런 월드 클래스 메탈 밴드가 나오고 있으니. 크로스페이스는 트랜스코어와는 또 다르게, 메탈코어와 덥스텝의 조화로 뛰어난 리듬감의 그루브와 원초적인 공격성을 연출해낸다. 특히 ‘Monolith’는 전 세계 메탈 팬들의 사랑을 받기에 충분했던 명곡. 사실 음악도 음악이지만, 라이브에서 보여주는 이들의 터프한 퍼포먼스가 곡과 너무나도 잘 어울려 굉장한 시너지 효과를 낸다.


에디터 신원의 추천곡

Track 06. Emergency – Icona Pop

스웨덴 출신의 일렉트로닉 팝 듀오 Icona Pop의 히트곡. 2015년 5월에 리드 싱글로 발매됐고, FIFA 온라인 3에도 삽입된 노래다. 처음부터 끝까지 신나는 비트와 위트 넘치는 멜로디가 잠들어 있던 흥을 깨우고 청각을 압도한다. 여자가 남자를 유혹하는 파티송인데, 노래의 분위기나 가사를 보면 여성 버전의 ‘Uptown Funk’를 보는 것 같기도.

Track 07. Walk The Moon – Shut Up And Dance

‘Shut Up And Dance’는 타이틀인 동시에 후렴구로 반복되는 노랫말이다. 곡의 핵심을 짚은 두 마디를 뽑자면, ‘그녀는 말한다’ ‘닥치고 나랑 춤이나 춰’. 코러스 속에 등장하는 걸크러쉬 그녀만큼, 중독성이 강한 곡. 미국의 유명 인디 록 밴드 Walk The Moon은 2014년, 바로 이 곡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빌보드 차트 5주 연속 4위, 호주, 캐나다, 독일, 이스라엘, 폴란드 등 각국 차트에서 1위에 올랐다고. 좀처럼 하드코어한 노래가 불편한 이들도 부담 없이 듣기 좋은 댄스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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