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갖 기괴한 분장을 한 사람들이 거리를 배회하는 핼러윈 시즌이 왔다. 이 분위기에 어울려 밤새도록 파티를 벌여도 좋지만, 일단 중요한 일부터 먼저 끝내는 것을 잊지 말자. 스팀 핼러윈 세일 말이다. 특히나 핼러윈 세일은 호러 게임을 구매하기에 딱 좋은 게이머들의 축제와도 같은 시즌이다.

게이브 뉴웰 형님이 내려주시는 은총을 받아 그동안 즐기지 못했던 호러 게임을 핼러윈 특별 세일 기간에 양껏 질러보자. 물론 고품격 호러 게임을 추천해 줄 테니 편하게 즐길 수 있는 마음가짐만 준비하면 된다. 아. 날씨가 많이 쌀쌀해졌다고? 뭐 어떤가. 그깟 추위 따위, 호러 게임을 즐기는데 전혀 문제 될 것 없지 않나.

아웃라스트(Outlast)

여러분은 정신병원에 대한 제보를 받고 특종을 잡기 위해 잠입한 기자가 되었다. 손에 들고 있는 것은 그저 야간 투시 기능이 있는 캠코더 하나. 어둠에 휩싸여도 캠코더에 의지할 수 있으니까 다행이라고 생각하겠지. 그러나 금세 깨닫게 될 것이다.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것을.

단도직입적으로 말해 이 게임은 미쳤다. 캠코더를 통해 볼 수 있는 시각적인 공포, 무기력한 주인공을 통해 느낄 수 있는 압박감, 폐쇄공포증에 걸릴 것만 같은 기괴한 분위기까지. 어느 하나 플레이어가 정신줄을 잡고 있는데 도움을 줄 만한 요소가 없다. 진정한 공포를 마주하고 싶다면 단연 아웃라스트를 첫손에 꼽아야 한다.

바이오 하자드(BioHazard) 시리즈

게이머들의 밤잠을 이토록 설치게 만든 게임이 또 있었을까. 캡콤의 간판 호러 게임 타이틀인 바이오 하자드 시리즈는 한때 호러의 탈을 쓴 액션 게임을 후속작이랍시고 내놓아 팬들의 원성을 산 적도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용서할 때가 됐다. 바이오 하자드 7과 바이오 하자드 2: RE로 다시 게이머들의 심장을 쫄깃하게 만드는 데 성공했으니까.

단순히 괴물을 상대하고 탈출하는 평면적인 게임 방식에서 벗어나 플레이어가 사냥감의 입장에 가깝게 설정이 되면서 지독한 공포감을 안겨준다. 특히 추천하는 작품은 바이오 하자드 2: RE로, 모범적인 리메이크 사례로 게임 역사에 길이 남을 명작이다. 다만, 이 참극에 잡아먹히지 않도록 각오는 단단히 할 필요가 있다.

더 포레스트(The Forest)

돈 스타브(Don’t Starve) 같은 생존 게임에도 긴장감을 느끼지 못했던 당신에게는 더 포레스트를 추천한다. 생존 게임이라는 기본 콘셉트는 여타 게임과 다르지 않다. 살기 위해 먹고, 마시고, 잠을 잘 수 있는 은신처를 만들고. 다만 여기에 더불어 당신을 한 끼 식사로 삼으려는 식인종이 조미료처럼 등장한다. 이 사실만으로도 심장이 쫄깃해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지 않을까.

목적은 잃어버린 아들을 찾는 것이지만, 그것은 구체적인 길이 보이지 않는 큰 목표일 뿐이다. 당장의 생존을 위해 허덕이다 보면 결코 마주하기 어려운 질문에 빠져 절망하게 된다. 누가 식인종이고 누가 문명인인지.

데드 스페이스 컬렉션(Dead Space Collection)

세간에는 헤일로의 마스터 치프, 빠루 전사 고든 프리맨과 함께 지구를 수호하는 공구 전사로 추앙받는 캐릭터가 바로 본 게임의 주인공, 아이작 클라크다. 하지만 게임 내에서는 가장 애처로운 남자일 뿐이다. 게임 역사상 가장 끔찍하게 연출되는 그의 온갖 데드신을 보면 곧 수긍할 것이다.

우주선에 나타난 네크로모프들은 당신이 조종하게 될 아이작 클라크를 온갖 창의적인 방법으로 죽이기 위해 머리를 굴리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그게 아니라면 제작진이 아주 악랄하다거나. 물론 괴물들을 뚫고 살아서 나갈 수는 있지만, 그리 쉽지만은 않은 길이다. 아이작 클라크로 빙의한 플레이어들은 한없이 무력하고, 적들은 너무나 강하니까.

레프트 4 데드 2(Left 4 Dead 2)

만약 여러분이 유명한 좀비 영화의 주인공이 되었다면? 첫 번째도, 두 번째도 목표는 ‘일단 살아남는 것’이 아닐까. 레프트 4 데드는 좀비 영화의 클리셰를 따라가면서도 아주 노골적인 방법으로 플레이어의 생존 욕구를 자극한다. 원인을 모르는 좀비 사태, 손에 쥔 무기, 그리고 갑작스레 엄습해오는 기괴한 좀비들.

이처럼 레프트 4 데드 2는 대놓고 좀비 영화 콘셉트를 따라간다. 하지만 뻔한 콘셉트일지라도 ‘협동’이라는 요소를 게임 안에 자연스럽게 녹여내 유저들의 흥미를 붙잡는다. 위기의 순간이 찾아오면 그 누구라도 살아남기 위해 기를 쓸 수밖에 없는 노릇이니까. 이처럼 혼자서는 절대 살아남을 수 없는 환경을 통해 게이머간의 협동심을 끄집어내는 포인트는 레프트 4 데드를 장수하게 만들어준 원동력이다.

F.E.A.R

도무지 조화를 이룰 수 없을 것 같았던 동·서양의 감성이 조화를 이루면 딱 이런 게임이 나온다. 지금은 미들 어스 시리즈로 유명한 모노리스 프로덕션이지만, 그들을 ‘대중적으로’ 세상에 처음 알린 게임이 바로 F.E.A.R 되시겠다.

적들의 뛰어난 AI를 제외하면 기본적인 진행은 여타 FPS와 크게 다르지 않다. 하지만 그들이 좋아하는 동양적 감성을 가미, ‘귀신’의 존재를 납득 할 수 있는 한도에서 구현해 냈다. 덕분에 게이머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기기에도 충분했다. 전혀 예상치 못한 순간에 한 번씩 출현하며 존재감을 뽐내는 알마를 보면 충격과 공포에 휩싸일 수밖에 없다. 다만 모노리스에서 제작하지 않은 3편은 그냥 넘기는 것이 좋다.

SCP: Secret Laboratory

마지막으로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무료 멀티 플레이 게임을 소개한다. 현실에 존재할 법해서 더욱 무서운 도시전설, ‘SCP 재단’이 그 주인공이다. 격리 절차에서 탈출한 ‘가장 위험한 SCP’인 케테르 등급의 SCP, 이를 막기 위해 출동한 재단의 기동 특무 부대, 살아남기 위해 탈출하려는 D등급 인원들과 그들을 포함한 SCP들을 탈출시키려는 혼돈의 반란 요원들. 플레이어는 자신의 목표를 완수하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는 아비규환 속으로 들어가야 한다.

멀티 플레이라는 환경이 게임과 어우러져 극도의 긴장감과 몰입감을 선사한다. 하지만 그보다 더 지독한 것은 한번 빠져들면 헤어나올 수 없는 ‘SCP 재단’의 매력이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그래도 너무 몰입하지는 말기를. 당신의 정신 건강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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