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가을바람이 불면서 LG 트윈스 팬들은 ‘유광점퍼’를 꺼냈다. 애석하게도, 입자마자 LG의 가을야구가 끝나버렸다. LG는 5경기에서 마침표를 찍었다. 발견된 숙제와 동시에 소득도 있었다.

더 높은 곳을 바라보는 LG의 2020시즌은 벌써 시작됐다.

‘준PO에서 운 적 없었던 LG’가 깨졌다

LG는 그동안 준플레이오프에서 모두 웃었다. 역대 5차례 준플레이오프에 올랐다. 1993년과 1998년, 2002년과 2014년, 2016년 준플레이오프에서 다음 라운드 진출에 성공했다. 하지만 올해는 달랐다.

LG는 2016년 이후 3년 만에 준플레이오프를 펼쳤다. 정규시즌 4위를 차지한 LG는 NC 다이노스와의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 3-1 승리를 거두며 3위 키움 히어로즈와 격돌했다. 1, 2차전에서 패한 LG는 3차전에서 기사회생했지만, 4차전에서 5-3 이후 역전을 허용하며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LG의 4선발과 불펜 강화의 숙제

타일러 윌슨-케이시 켈리-차우찬으로 이어지는 LG의 선발 투수 라인업은 3선발까지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1989년생 동갑내기인 윌슨과 켈리는 정규시즌에서 나란히 2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14승을 수확했다. 외국인 투수의 활약은 고무적이다. 덕분에 마운드가 탄탄해졌다.

켈리는 와일드카드 결정 1차전에서도 6.2이닝 1실점 호투를 펼쳤다. 윌슨도 타선의 지원을 받지 못했을 뿐, 준PO 1차전에서 8이닝 무실점의 완벽투를 선보였다. 차우찬 또한 준PO 2차전에서 7이닝 1실점으로 활약했다. 준PO 3차전에서는 다시 켈리가 선발 등판했고, LG가 4-2 승리로 4차전에 돌입했다.

4, 5선발 보완은 LG에게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그다음이 불안했다. 4차전에서는 임찬규가 먼저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단 1이닝만 소화한 채 강판됐고, 2실점을 내주면서 꼬이기 시작했다. 진해수, 김대현도 흔들렸다. 결국 LG는 차우찬 카드까지 꺼냈지만, 위기를 극복하진 못했다. 동점을 허용하면서 PO 티켓을 놓치고 말았다. 4, 5선발 보완은 LG에게 시급한 과제 중 하나다.

불펜 강화도 숙제로 남았다. 정우영, 김대현 등 젊은 투수들이 성장했고, 고우석도 마무리 투수로 인정을 받았다. 하지만 준플레이오프에서는 고전했다. 좀처럼 부담감을 이겨내지 못했다. 흔히 말하는 ‘큰 경기 경험’이 부족했다. 반면 상대 키움은 다양한 유형의 불펜 투수들을 기용해 LG를 괴롭혔다. 여기서 희비가 엇갈렸다.

4번 타자는 어디에?

공격력에서도 LG는 열세를 보였다. 4번 타자의 차이가 컸다. LG는 올 시즌 외국인 타자 토미 조셉의 부상으로 김현수를 4번에 배치했다. 하지만 주장이자 4번 타자인 김현수의 침묵은 길었다. 준PO 탈락 요인 중 하나다.

한편 LG는 조셉 교체 선수로 카르롤스 페게로를 영입했다. 류중일 감독은 ‘장타’라는 명확한 목표를 두고 페게로를 기용했다. 하지만 그는 주로 6번으로 나섰고, 와일드카드 결정전에서는 4타수 무안타 기록, 준PO 1차전은 3타수 무안타를 기록했다. 심지어 2차전에서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되기도 했다.

공격력에서도 LG는 열세를 보였다. 4번 타자의 차이가 컸다.

그의 방망이는 준PO 3차전에 가서야 터졌다. 결정적인 순간 한 방으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지만, 결국 거기까지였다. 정작 올 시즌 16개의 팀 내 최다 홈런을 기록한 선수는 포수 유강남이었다. 확실한 거포가 없다는 것은 LG가 풀어야 할 과제다.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달린다

올해는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 키움의 3강 구도가 견고했다. 반면 LG는 작년 8위 팀이었다. 하지만 LG는 2017년 10월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팀 완성도를 끌어 올리고 있다. 3년 만에 가을야구 무대에 오르면서 경쟁력을 입증했다. 2020시즌이 더 기대되는 이유다.

가장 큰 소득은 경험이다. 정우영, 고우석 등 젊은 투수진도 성장한 모습을 보였지만, ‘큰 경기’를 통해 얻은 것이 더 많다. LG는 올해 가을야구의 아쉬움을 자양분으로 삼아야 한다. ‘든든한 기둥’ 윌슨, 켈리와 더불어 마운드의 안정감을 더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LG는 2017년 10월 류중일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팀 완성도를 끌어 올리고 있다.

류 감독은 선수들을 향한 믿음을 바탕으로 감독의 리더십을 드러냈다. 팀을 하나로 뭉치는 힘이 됐다.

불펜을 강화하고 ‘4번 타자’라는 마지막 퍼즐을 맞춘다면, 우리는 2020시즌에서도 LG의 ‘유광점퍼’를 다시 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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