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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셔리의 상징, 시놀라에 대한 모든 것
2023-02-22T19:16:02+09:00

미국 제조업의 역사를 새로 쓰며 단숨에 현대의 아이콘이 된 브랜드, 시놀라를 다시 보다.

럭셔리의 새 얼굴 ‘시놀라(Shinola)’는 평범하지 않다. 여러 고급 브랜드처럼 맨해튼이나 로스앤젤레스를 자신들의 고향이라 칭하거나, 수 세기에 걸친 전통을 뽐내는 것에 연연하지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놀라는 모두의 시선을 사로잡으며 미국 제조업의 역사를 새로 썼다. 2011년에 설립되어 상대적으로 짧은 역사를 가진 브랜드로서 모두의 꿈을 실현한 것이다.

Fossil Inc.와 Bedrock Manufacturing Co.의 설립자이기도 한 Tom Kartsotis가 세운 시놀라. 19세기 후반 구두약 제조업자에서 유래한 이름의 이 브랜드를 우리는 과연 얼마나 알고 있을까.

디트로이트에서 시작된 시놀라의 마법

시놀라의 다채로운 역사에 영감을 받은 Kartsotis는 그 이름을 가져와 브랜드를 세웠고, 이는 곧 아메리카 대륙의 유산을 잇는 브랜드로 자리 잡았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이들의 제품은 하이엔드 스타일링을 특징으로 한다. 완벽을 추구하는 장인 정신을 바탕으로 고유의 튼튼함과 믿음직함, 미국다움을 만들어낸다.

알려진 대로 시놀라의 고향은 디트로이트다. 자동차 제조업의 메카로 유명하지만, 한때 파산에 이르기까지 한 이곳은 유령도시, 무법지대 같은 이미지로 우리에게 더 잘 알려진 곳이다.

하지만 시놀라와 함께 언급될 때 디트로이트는 그 어느 곳보다 밝게 빛난다. 시놀라의 본사가 자리한 Argonaut Building은 1920년대 후반에 지어졌는데, 국가 사적지로 등록된 역사적인 건물이다. 시놀라의 마법도 바로 이곳에서 시작됐다.

장인의 손길을 담다

시놀라의 장인들은 사소한 디테일 하나 하나에 집중하며 완벽한 제품을 만들어낸다. 시계부터 핸드백, 쥬얼리, 자전거까지 각종 프리미엄 아이템을 아우르는 방대한 컬렉션을 자랑하지만, 이들은 결코 대량으로 생산되지 않는다. 대신 최고급 재료를 쏟아 붓고, 여기에 장인의 꼼꼼한 손길이 더해져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시킨다. 모든 제품을 완벽의 경지로 끌어올리겠다는 이들의 비전은 오늘날의 시놀라를 만들었다.

최고급 재료를 쏟아 붓고, 여기에 장인의 꼼꼼한 손길이 더해져 하나의 작품으로 완성시킨다.

여기에 더해 디트로이트와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한 커뮤니티를 앞세운 시놀라의 혁신적인 마케팅 전략도 빛을 발했다. 이들이 미국 전역의 여러 헤리티지 기업과 협업을 진행하는 이유도 바로 로컬 제작자들에게 흥미로운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이러한 노력으로 시놀라는 디트로이트에서만 수백 명의 직원을 고용했다. 제조업의 부흥과 일자리 창출에도 성큼 다가섰다. 시놀라의 상품을 구매함으로써 소비자들은 디트로이트의 자립을 위한 노력에도 동참하는 셈이다.

시놀라 컬렉션이 만들어지기까지

사실 이 거대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제품을 만들어내는 구성원 모두의 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시놀라의 장인들은 럭셔리 스위스 시계 제작자 Ronda AG의 훈련을 받는데, 어떠한 디자인이라도 제작할 수 있게끔 다양한 시계 조립법을 익힌다. 물론 머리망과 작업복을 완벽하게 갖춰 입고 제품에 단 하나의 흠도 허용하지 않는 깔끔한 작업 환경도 갖췄다.

시놀라의 제품은 이 모든 과정을 거친다. 스마트하고 아름답지만 쉽게 유행을 타지 않는다. 게다가 범용성도 높아 다양하거나 까다로운 취향의 고객들도 만족시킨다.

스마트하고 아름답지만 쉽게 유행을 타지 않는다.

언제나 혁신을 거듭하는 시놀라는 최근 많은 이의 기대를 한몸에 받아온 런웰 오토매틱(Runwell Automatic)을 선보였다. 배터리가 없는 이 제품은 기존의 쿼츠 시계와 매우 다른 특징을 보인다. 착용자로부터 동력을 얻도록 디자인되어, 손목의 아주 작은 움직임에도 반응하는 회전자에 의해 시곗바늘이 움직인다.

The Shinola Sketch Book

시놀라의 방대한 컬렉션에는 레이크 에리 몬스터(Lake Erie Monster) 다이브 워치 같은 한정판도 포함되어 있다. 공포 영화를 떠올리게 하는 이름이지만 이 제품은 더이상 생산되지 않는 시놀라 최초의 오토매틱 무브먼트 시계이자 방수 시계이다. 만약 수집가라면 한정 제작된 가죽 가방, 액세서리와 함께 눈여겨봐야 할 제품이다.

시놀라, 시계를 넘어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의 카테고리는 비단 시계에만 머무르지 않는다. 시놀라 또한 클래식하면서도 아이코닉한 수백 개의 제품을 선보인다. 다이어리와 노트는 시놀라다운 멋을 가졌고, 턴테이블 역시 미니멀한 구성과 품격 있는 아름다움으로 시선을 사로잡는다. 시계, 문구류, USB 포트, 심지어 저금통조차 놀라울 만큼 합리적인 가격으로 시놀라 컬렉션의 일부를 구성하고 있다.

자동차의 도시 디트로이트에 자리 잡은 만큼 시놀라는 지역색을 브랜드에 활용하는 것도 잊지 않는다. 물론 자동차를 생산하는 건 아니지만, 대신 디트로이트의 플래그십 스토어에서 직접 자전거를 조립한다. 그들의 다른 많은 제품처럼 자전거 역시 미국 내 생산이 힘든 부품을 해외에서 조달하고, 최종적으로 미국에서 만들어진다.

시놀라가 시계 라인에 의해 좌지우지된다고 생각하는 소수 마니아들에게 컬렉션의 다양성은 잠재적 위험요소가 될 수도 있다. 그러나 평온한 찻잔 속에 안주하는 것은 끝없이 성장하는 사업을 침체시키는 지름길이자, 상상력을 억압하는 족쇄일 뿐이다.

온라인의 성공을 오프라인으로

온라인에서의 성공은 현대 브랜드의 필수 요소지만, 이 성과가 바로 오프라인으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그러나 런던, 와이키키, 뉴욕, 로스엔젤레스 지점을 포함하여 서른 개가 넘는 매장을 운영하는 시놀라는 오프라인 영역에서도 성공을 거두고 있다.

시놀라의 모든 매장은 각 도시의 특성을 조금씩 반영하여 부담 없이 편하게 둘러볼 수 있도록 만들어졌다. 2013년 디트로이트에 오픈한 메인 매장은 열렬한 마니아 고객을 위한 공간으로, 자전거, 축구공과 같은 시놀라의 가장 인기 있는 제품들을 한 번에 만날 수 있다. 로스앤젤레스 지점은 활기차고 여유로운 분위기에 중점을 뒀고, 전 스터드베이커 쇼룸에 자리한 워싱턴 지점은 고급스럽게 꾸며졌다.

최근 문을 연 미네소타 이다이나와 오하이오 먼로 지점을 포함하여 시놀라는 지속해서 새로운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만약 조금 빠듯한 처지에도 시놀라에서 쇼핑했다는 걸 살짝 티 내고 싶다면, 헤매지 말고 시놀라 콜라 한 병을 집어 들길.

‘시놀라 호텔’, 혁신의 다음 단계

끊임없이 혁신을 이어온 이들은 올해 8층짜리 시놀라 호텔의 문을 열었다. 2년에 걸쳐 지어진 시놀라 호텔은 디트로이트 시내의 우드워드 애비뉴에 자리하고 있다. 브랜드의 명성에 걸맞게 호텔은 디트로이트의 역사적인 스팟으로 꼽히는 T.B Rayl Co.의 매장 건물과 Singer 빌딩 두 곳으로 구성되어 있다.

건물이 갖는 역사적 의미만큼이나, 호텔 내부 역시 일관성을 띈다. 로컬 디자인 가구에서부터 트래버스 시티에서 온 그레이트 레이크 포테이토 칩(Greate Lakes Potato Chips)에 이르기까지, 호텔 내부에는 미시간을 향한 오마주로 가득하다. 안락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로비의 목재 패널 벽면 역시 디트로이트의 예술가인 Margo Walowiec의 작품. 여기에 라이브러리 스트리트 컬렉티브(Library Street Collective)의 작품이 펑키하고, 현대적인 멋을 더했다.

데이비드 보위와 마일즈 데이비스를 필두로 한 방대한 바이닐 컬렉션을 턴테이블로 감상할 수 있고, 가스 벽난로와 블루투스 스피커 등 다양한 기기가 마련되어 있다.

매우 섬세하게 디자인된 129개의 객실 역시 감탄을 자아낸다. 인더스트리얼한 인테리어로 꾸며진 방은 미드센트리 모던풍의 가구와 레일(Rayl)의 욕실용품, 알파카 이불을 갖춘 채 탁 트인 도시의 전망을 펼쳐낸다. 완벽하게 시놀라를 경험해보고 싶은 이들에게는 펜트하우스나 로프트를 추천하다. 데이비드 보위와 마일즈 데이비스를 필두로 한 방대한 바이닐 컬렉션을 턴테이블로 감상할 수 있고, 가스 벽난로와 블루투스 스피커 등 다양한 기기가 마련되어 있다. 객실 내 시놀라 제품들은 언제든지 그 자리에서 구매해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

디트로이트에서의 뜻깊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굳이 건물 밖을 나설 필요도 없다. 건물 내에는 전형적인 아메리칸 비어 홀과 치킨 레스토랑, 그리고 이탈리안 레스토랑 등 총 7개의 레스토랑과 바가 있다. 편안한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는 따뜻한 온실과 고급 라운지도 준비되어 있다. 물론 모두의 사랑을 받는 시놀라의 자전거 대여도 가능하다.

그러나 만약 쇼핑할 공간이 없다면, 진정한 시놀라 호텔이라 할 수 없다. 호텔 내 1,487.6제곱미터 규모에는 르라보(Le Labo), 메이드웰(Madewell), 굿 네이버(Good Neighbor)와 같은 여러 매장이 입점해 있어 숙박객의 쇼핑까지 책임진다. 이 모든 것을 담고 있는 시놀라 호텔은 숙박 시설을 넘어 하나의 경험에 가깝다.  

시놀라 호텔은 숙박 시설을 넘어 하나의 경험에 가깝다.

“진정한 제조업 회사를 만드는 것은 상품이 아니라, 상품을 만드는 사람들이다”. 로스앤젤레스 매장의 한쪽 벽면에 쓰인 문구다. 시놀라는 그들의 정신과 행보에서 이를 실천하고 있다. 엄청난 속도로 새로운 상품을 내놓고, 열렬한 마니아와 새로운 고객 모두를 잇는 기회를 만들어내고, 미래를 바라보며 과거를 활용했기에 시놀라는 결국 독창성과 럭셔리를 동시에 잡은 특별한 브랜드가 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들의 행보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